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에다 트럼프 정부의 정치적 불안까지 겹치면서 금값이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핵 위기와 미국 금리인상 속도에 따라 금 가격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은 1온스당 1329.9달러를 기록했다. 금 가격은 북핵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1300달러를 돌파하며 최근 1년 최고점을 기록했다. 지난주 초에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로 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미국 재무 장관의 달러 약세 발언으로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과 달러 가치, 지정학적 리스크로 촉발되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이 꼽힌다. 여기에 올해 정점으로 채굴량이 줄어든다는 공급 감소와 금 ETF 설정 규모 증가 등 중국의 금 수요가 팽창하고 있다는 수요 증가도 장기적인 금 가격이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우선 매장량, 생산원가와 함께 장기적으로 금값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수준이다. 재정확대 정책 등으로 인플레이션으로 화폐가치가 하락하면 금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달러 가치와 금 가격은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됐던 1970년대와 2000년대 금 가격은 상승 국면을 맞았다.
여기에 각국의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전쟁 가능성도 금 가격을 밀어 올린다. 사회가 불안정해지면, 리스크가 없는 실물자산인 금의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치솟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911테러와 북핵위기 촉발로, 911테러 당시 금값은 하루 만에 7% 급등했다.
현재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했고,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금값 역시 불확실성에 있다. 북핵 위기로 대표되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안전자산인 금 가격의 상승 요인인 반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진행 중인 금리 인상은 금값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리인상 국면에서는 금 가격은 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염명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진행 중이어서 금 가격은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저점을 높이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금리인상 마감 국면에서는 금값이 빠르게 상승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