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종 차별주의적인 견해에 경계심을 보였다. 최근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사태 때 트럼프의 태도를 놓고 야당뿐 아니라 여권 인사들까지 나서서 비판했는데 여기에 틸러슨 장관이 가세한 셈이다.
틸러슨 장관은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무부는 미국 국민과 미국의 가치를 대변한다”며 “우리는 자유와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대우를 받는 것에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누구도 미국 정부와 기관이 그러한 가치를 수호하고 헌신한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러스 앵커가 “그렇다면, 대통령의 가치는 어떠한가?”라고 묻자 틸러슨은 “대통령은 자신의 뜻만을 밝힌 것”이라고 답했다. 월러스 앵커가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 선 긋기를 하는 것인가?”라고 추가로 질문하자 틸러슨은 “나는 내 뜻을 지난주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이미 밝혔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앞서 틸러슨은 “인종주의는 악이며 미국의 가치에 반한다”고 말했다.
샬러츠빌 사태를 두고 논란이 된 트럼프의 태도는 쉽게 진화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2일 샬러츠빌 유혈 사태의 책임이 극우 단체와 이에 맞선 시위대 모두에게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논란이 일자 백악관 측에서 해명했지만, 트럼프는 지난 22일 애리조나 주 피닉스 집회에서 또다시 언론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날 미국의 시사주간지 디애틀랜틱에 기고한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바이든은 “오늘날 우리는 네오나치와 쿠클럭스클랜(KKK)을 공개적으로 옹호한 사람을 미국의 대통령으로 두고 있다”며 “그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지지를 받은 사람”이라고 썼다. 또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인들은 스스로 미국의 희망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