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중심의 사내 문화로 홍역을 앓는 우버를 구해낼 차기 최고경영자(CEO)는 누구일까.
지난 6월 트래비스 칼라닉이 CEO직에서 물러나고 나서 그의 뒤를 이을 후임을 둘러싼 소문이 무성하다. 성희롱과 마초 문화가 문제가 됐던 만큼 우버의 차기 CEO로 여성이 적합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CNBC는 우버를 되살릴 여성 CEO 후보 3명을 최근 꼽아 소개했다.
첫 번째 후보는 알파벳의 자회사 구글의 다이앤 그린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총괄 책임 부사장이다. 그는 클라우드 업체 VM웨어의 창업자로 2015년 구글이 영입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서 경쟁하고자 구글은 다이앤을 영입했고, 이를 계기로 해당 분야에 본격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다이앤은 정보·기술(IT) 업계에 오래 몸담은 만큼 우버가 직면한 문제를 잘 알고 있고, 이를 해결하는 데 두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번째 후보는 역시 구글의 젠 피츠패트릭 구글맵 부사장이다. 그는 1999년 로컬&맵이라는 벤처기업에서 인턴부터 시작해 고위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구글맵 부사장인 그가 우버의 CEO가 되면 지리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우버에게 더없이 좋은 선택일 것이라고 CNBC는 평가했다. 다이앤과 마찬가지 피츠패트릭도 구글에 몸담고 있는데, 이는 구글의 임원 절반이 여성이기 때문이다. 여성이 우대받는 구글에서 우버의 차기 CEO를 물색하는 것이 마초적인 기업 문화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세 번째 인물은 셰리 맥코이 에이본프로덕츠(이하 에이본) 전 CEO다. 세계적인 화장품 방문 판매업체 에이본의 CEO로 6년간 몸담았던 그는 지난 3일 사임을 발표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탓이다. 맥코이는 실적 부진을 타파하지 못했고, 그 여파로 에이본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5% 하락했다. 에이본 화장품 판매업체 특성상 ‘긱 이코노미(gig economy)’에 속하는 단기 여성 판매 직원을 고용해왔다. 우버도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단기 운전사를 고용하는 긱 이코노미 성격을 띠기 때문에 맥코이는 그 방면에서 유능할 것으로 보인다.
S&P500지수에 속한 기업 중 여성 CEO가 5%에 불과한 지금, 우버가 선뜻 여성 CEO를 앉힐 확률은 높지 않다. CNBC는 우버가 차기 CEO를 여성으로 택하는 것은 러시 아워(rush hour) 때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택시를 타는 일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우버 사태’의 핵심인 성희롱과 마초 문화를 깊숙하게 들여다보고 해결할 사람은 여성이라고 CNBC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