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성차별 메모 문제 때문에 계획했던 공개회의를 갑작스레 취소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구글은 최근 성차별 메모를 작성해 해고된 직원과 관련한 논란을 이야기하고자 타운홀미팅을 계획했다. 그런데 이날 돌연 “특정 직원의 신분이 노출될 수 있다”며 미팅을 취소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회의가 예정됐던 오후 4시가 되기 직전 메일을 통해 회의 취소를 알렸다. 그는 메일에서 “해당 사건에 연루된 직원들의 신상에 피해가 될 수 있다”며 “우리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구글의 제임스 다모어 엔지니어는 사내 게시판에 남녀 간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며 성차별적인 내용의 메모를 올렸다. 이를 온라인 매체인 기즈모도가 보도했고, 논란이 일자 구글은 다모어를 해고했다. 다모어의 해고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사건은 ‘구글이 추구하는 다양성’에 대한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다양성’을 핑계로 보수적 성향의 직원들이 역차별을 당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직원들은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핑계로 보수적 사고를 하는 다모어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경영진의 행동은 옳은가”라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한 직원은 “중간이 아닌 사람 즉,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인 사람은 구글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일부 보수 성향 직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모어 해고에 찬성한 직원을 조롱하기도 했다.
다모어 해고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한 직원은 “다모어의 성차별적 발언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다모어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아직 덜 해고됐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피차이 CEO는 “다모어 해고에 대해 사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하지만 다모어 해고는 여전히 대다수 의견과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고 조치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직원들도 있다”며 “반면 누군가는 회사 내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 없다고 걱정하기도 한다”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함을 알렸다. 구글의 아일린 노턴 인적 자원 책임자는 다양한 논쟁에 대해 “우리는 관대하고 포괄적이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