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비리]전 靑 경호실장이 수천억 받고, 린다 김은 장관과 염문 흑역사

입력 2017-08-03 11:02 수정 2017-08-0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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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김
▲린다 김

단군 이래 최대의 방산비리라는 ‘율곡 비리’, ‘백두사업’ 등 굵직한 무기 도입사업에는 세간을 뒤흔든 로비스트들이 있다. 국방장관과 염문을 뿌렸던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한국명 김귀옥)이 대표적이다. 김대중 정권의 막후 실세로 알려졌던 LA 한인 사업가 고(故) 조풍언 회장, 해군 중령 출신인 거물 방산업자 정의승 씨도 있다.

우리의 방산비리 사건은 유신체제 이후부터 시작됐다. 무기 도입 패턴이 해외구매 쪽으로 바뀌면서 해외 군수업체의 권력층 로비가 치열하게 전개됐다. 여기에 청와대와 국방부 고위직이 개입되면서 방산비리 사건이 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980년대 초 당시 청와대 경호실장을 지낸 박종규 씨가 F-20 전투기 판매를 추진하는 미국 노스럽사로부터 수천억 원의 뇌물을 받은 사건이 최초의 방산비리로 분류됐다. 한국 무기 로비스트의 시초격인 박 씨는 노스럽에 고용돼 정부 최고위층과 노스럽 회동을 주선하는 전방위 로비를 펼쳤지만, 시험비행 중 추락사고가 발생하며 도입계획이 무산됐다.

이후 전두환ㆍ노태우 정권 당시 32조 원이 투입된 군 전력 현대화를 위한 ‘율곡사업 비리’가 고개를 든다. 1993년 감사와 수사 결과 해군 중령 출신 무기 로비스트 정의승 씨가 국방장관과 공군참모총장 등에게 22억4000여만 원을 뿌려 현역 군인 등 43명이 처벌을 받았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2200억 원을 들여 추진했던 통신감청용 정찰기 도입사업인 ‘백두사업’에 미국의 E-시스템사가 가장 비싼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당시 검찰 수사 결과 린다 김이 이양호 당시 국방장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군 고위관계자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고 군 기밀을 빼낸 것으로 드러나 온 국민을 경악케 했다. 이후 린다 김은 이 전 장관으로부터 무인항공기 사업계획 등 군사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국장장관은 앞서 1996년 대우중공업으로부터 경전투헬기사업과 관련해 1억5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수면 위로 드러난 ‘통영함 납품 비리’는 방산비리의 총체라 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건조됐으나, 성능미달로 2년간 조선소에 발이 묶여있던 통영함은 수사 결과 1970년대 수준의 음파탐지기가 설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2억 원짜리 성능미달 음파탐지기를 40억 원에 구입, 납품하고 음파탐지기 시험평가서 등을 허위로 조작하는 과정에 방위사업청과 해군이 개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5년 7월에는 1조 원에 가까운 국내 방위사업 비리가 7개월에 걸친 군과 검찰의 합동 수사로 적발됐다. 방탄복과 소총 등 개인장비부터 잠수함ㆍ헬기 등 첨단무기 도입 사업에 이르기까지, 방위사업 비리는 전 분야에 걸쳐 각 사업 진행 단계마다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이처럼 지난 1970년 초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태동한 국내 방위산업은 짧은 역사 속에도 정부 주도하에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정부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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