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 임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2.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3곳 중 2곳은 여성임원이 단 한명도 없어 유리천장이 여전이 두터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여성임원 비율 상위 10대 기업의 절반은 금융권이 차지하고 있었다.
26일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의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의 수는 406명으로 2.7%에 수준이었다. 2014년 2.3%, 2015년 2.4%로 해마다 조금씩 상승하고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5%, 2016년 기준)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여성임원이 한명도 없는 기업도 67.2%로 336곳에 달했다. 2014년 69.6%에 비해 2.4%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
산업별로 보면 도 ·소매업이 4.9%로 가장 높고 금융 ·보험업 2.7%, 제조업 2.3%, 건설업 0.8% 순이었다. 취업자 중 여성 비율(53.7%, 2016년)이 가장 높은 금융·보험업의 경우 오히려 여성임원 비율이 3.0%에서 2.7%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여성임원 비율 상위 10개사 중 절반이 금융권이었다. SC제일은행의 21.4%로 가장 높은 여성임원 비율을 나타냈고, 2위는 한국시티은행(18.8%)이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아모레퍼시픽(17.1%), 한국서부발전(11.1%), 국민은행(10%), IBK기업은행(10%), CJ제일제당(9.4%), 동양생명보험(8.3%), 롯데쇼핑(8.1%), 삼성SDS(7.1%) 순이었다.
정부는 핵심 국정과제인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기업의 여성인재 양성과 대표성을 높이고자 공공기관과 500인 이상 민간기업으로 한정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 적용 사업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여성인재아카데미 운영을 통해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하고 여성인재가 조직의 핵심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의 사회 진출은 활발해졌으나, 경력유지의 어려움, 차별과 편견 등으로 우리나라 여성대표성 수준은 여전히 주요 선진국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역량을 갖춘 여성인재들이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여성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 여성관리직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점진적으로 민간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