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방산비리 의혹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20일 이 회사 이모(57) 경영지원본부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KAI에서 생산지원, 인사 등을 담당하고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냈다.
검찰은 이 본부장이 KAI와 하성용 사장의 각종 비리를 뒷받침해 온 최측근 중 한 명이라고 보고 있다. KAI가 수리온, T-50, FA-50 등을 개발해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원가의 한 항목인 개발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최소 수백억 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한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하성용 대표 등 경영진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파헤치고 있다.
한편 이날 방산비리 수사를 받아온 하성용 사장은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하 사장은 지난해 5월 연임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정ㆍ관계 유력 인사들에게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현재 검찰은 하 사장이 협력업체들에 일감을 몰아주고 원가를 부풀려 리베이트를 받는 등의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연임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파헤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하 사장이 KAI와 대우중공업 시절 함께 일한 인맥으로 엮인 측근들의 업체를 키워줘 회사를 사유화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으로 꼽힌다.
지난 18일 검찰이 압수수색한 협력업체 5곳 가운데 T사는 하 사장 측근으로 알려진 조모(62)씨가 대표이고, 함께 압수수색을 받은 Y사의 대표가 T사의 실질적 소유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