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이 2017회계연도 3분기(4~6월)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급감했다. 주요 고객사였던 애플과의 소송과 이로 인해 애플로부터 받아왔던 로열티 수입이 끊기면서 회사 실적도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퀄컴은 6월 말 마감하는 회계 3분기 매출이 53억7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8억6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당 순이익은 83센트로 지난해보다 28% 줄었다. 특히 특허 라이선스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42% 급감한 11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 감소세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회사는 일찌감치 특허와 관련한 로열티 수입 감소 등의 영향으로 이번 회계 3분기 실적 둔화를 예고했으며 이번 분기 순익과 매출 감소세가 컸지만 전문가 전망치를 웃돈 이유도 여기에 있다. 퀄컴의 매출과 순이익이 동반 대폭 감소한 배경에는 애플과의 마찰이 있다. 애플은 올해 초부터 퀄컴을 상대로 이른바 ‘특허 갑질’을 문제 삼으며 미국과 중국, 영국 등에서 제소했다. 이러한 소송을 진행하면서 애플은 퀄컴 측에 대한 로열티 지급을 중단했다. 그간 애플은 아이폰 1대당 약 10달러의 로열티를 지급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퀄컴도 대대적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퀄컴은 이달 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아이폰7의 수입 금지를 요청했으며 지난 19일에는 독일에서 애플이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2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의 법적 공방은 이제 주변 기업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퀄컴은 이달 초 애플의 압박으로 혼하이, 페가트론, 위스트론, 컴팰 등 아이폰 부품업체가 로열티를 내지 않는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애플 공급사들은 퀄컴이 로열티를 끌어올리려고 불법적 수단을 이용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법원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애플과 퀄컴의 법적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퀄컴이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작 수혜를 누릴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퀄컴 반도체 칩을 채택할 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