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의 결심 공판이 다음달 4일 열린다. 결심 공판 이후 이 부회장의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8월 27일 이전에 1심 선고가 나올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 내부를 비롯한 재계 전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재계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여론을 의식해 (이 부회장을) 무리하게 구속한 것 아니냐”며 “1심 결과도 여론재판으로 이어질 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실제로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3개월여 기간동안 공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특검에서 이 부회장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다.
전날 열린 재판에는 방영민 삼성생명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증언했다.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삼성생명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였을 뿐이라는 얘기다. 방 부사장은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지분 약 3.2%를 매각할 경우 지배력은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17일 열린 재판에선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이 부회장 재판은) 반재벌 정서가 아닌 냉철한 이성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 결정을 내린 것은 운용 수익률을 고려한 합리적 투자였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공판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국민연금이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을 알면서도 양사 합병에 찬성했다”고 증언한 내용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변호인 측은 “같은 합병 안건을 두고 진보계열 학자(김상조)와 우파 학자(신장섭)가 커다란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며 “특검의 공소 사실은 한쪽의 일방적인 견해만 차용한 것”이라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