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젠린 ‘엔터 왕국’ 건설 꿈 물거품되나...中 금융당국, 해외 M&A 자금줄 차단

입력 2017-07-18 08:52 수정 2017-07-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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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갑부 왕젠린이 이끄는 다롄완다그룹의 해외 인수·합병(M&A) 자금 조달 길이 막혔다. 자본 유출을 우려한 중국 금융당국의 저지로 인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건설이란 왕 회장의 꿈에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 발언과 입수한 관련 문건 등을 통해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가 지난달 20일 중국 국영은행 관계자와 회동을 갖고 다롄완다 대출 건에 대해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은감회 측은 국영은행에 다롄완다의 해외 빅딜과 관련해 자금 조달을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 회사의 M&A와 관련해 대출이 해주거나 담보물을 받는 등 자금 조달 행위가 지난해 정부가 시작한 자금 유출 제한과 거리가 멀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은행 당국은 다롄완다를 포함해 최근 해외 M&A에 열을 올렸던 중국 기업들의 대출 기록을 검토해 부채가 신용 리스크 상승으로 이어진 회사가 있는지를 평가하라고 지시했다. 여기에는 항공사로 시작해 여행사부터 호텔과 유통업체에 이르기까지 문어발식 M&A로 중국 안팎에서 우려를 샀던 HNA그룹도 있었으나 HNA는 이러한 당국의 우려를 의식해 곧바로 해외 M&A 활동을 대폭 줄였다고 WSJ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당국이 직접 자국 기업의 해외 M&A 자금 조달 제한에 나선 것은 이들의 무리한 투자 활동이 중국 금융 시스템은 물론 전반적인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금융개혁과 관련해 당국자들을 소집해 기업 부채 증가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도 이번 조치와 맥락을 같이한다.

문제가 된 다롄완다의 해외 M&A는 총 6건이다. 지난해 35억 달러에 사들인 할리우드 유명 영화사인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와 미국 극장체인 AMC와 카마이크, 유럽 극장체인 오데온과 노르딕 시네마, 영국 요트 제작업체 선시커요트 등이다. 이 가운데 오데온과 노르딕 시네마는 아직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단계다. 여기에 부동산 사업부의 경우 홍콩증시에서 상장폐지를 위해 44억 달러를 투입한 것도 당국의 눈초리를 받는 대목이다. 이달 초 완다가 갑작스럽게 호텔과 여행 사업을 93억 달러에 부동산개발업체 룽창중궈(Sunac China Holdings)에 매각한 것도 이번 조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동산 개발업체로 시작한 왕 회장은 부동산에서 눈을 돌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왕국 건설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해외 M&A를 진행해왔다.

한편 이날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다롄완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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