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만이 아니다…중국 車시장 침체 ‘백약 무효’

입력 2017-07-12 08:47 수정 2017-07-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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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신차 판매 증가율 3.8%로 2년 만에 최저…감세 계속되고 있지만 판매는 시들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최대 차시장인 중국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주한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도입에 따른 중국의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이 부진의 이유로 꼽히지만, 사실은 중국 자동차시장이 활력을 잃고 있어 감세나 할인 등 그 어떤 대책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1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가 이날 발표한 올해 상반기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335만4000대를 기록했다. 판매 증가율이 한자릿수 초반의 낮은 수준에 머문 것은 2년 만이다. 지난달 중국 신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한 217만2000대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성장률은 역시 한자릿수 초반에 그쳤다.

중국은 지난 2015년 가을부터 소형차 감세 정책을 실시해 지난해 연간 판매 증가율은 13.7%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고 있다. 감세 정책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제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탓이다.

지난달 하순 광둥성 광저우의 한 현대차 딜러는 “사상 최대폭의 할인을 했다”며 “더는 깎아줄 수 없다”고 한탄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의 주력 소형 세단 ‘엘란트라’의 현지 할인액은 2만8000위안(약 474만 원)으로, 가뜩이나 마진이 박한 소형차인데 할인율은 22%에 달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현대차는 오랫동안 중국시장에서 독일 폴크스바겐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3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올 들어서는 판매가 급감해 자리가 위태롭다. 지난달에는 판매 회복을 위해 가격 인하폭을 확대했지만 판매 대수는 오히려 전년 동월 대비 62%나 급감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현대차 만이 아니다. 다른 외국 대기업도 부진이 뚜렷하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단순히 중국의 사드 보복 때문만이 아니라 시장 전반의 문제라는 것이다. GM의 상반기 신차 판매는 전년보다 2.5%, 포드는 6.9%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1위를 달렸던 폴크스바겐은 0.2% 증가로 간신히 플러스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시장 침체의 가장 큰 이유로 감세 정책의 약발이 다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10월 소형차 감세를 실시했다. 그해 여름 증시 폭락에 따른 긴급경제대책의 일환으로 이를 도입한 것이다. 소형차 1대당 우리나라 돈으로 100만 원 안팎의 높은 가격 인하 효과에 각사의 판매 증가율도 일제히 두자릿수로 뛰었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만 이를 유지하기로 했으나 경기 둔화를 우려해 이를 1년 더 연장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감세 시작부터 1년 반 이상이 경과한 지금, 그 효과가 없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업체 대부분이 판매가 인하 이외 대응수단을 찾지 못해 적자를 각오한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 정부도 현재 감세 확대 이외에는 뚜렷한 타개책이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부는 전기자동차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다만 지난 상반기에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은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SUV 차종을 늘린 중국 지리차가 89%, 일본 혼다는 19%의 판매 증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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