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펀드 시장은 주식시장과 궤를 같이했다. 코스피지수가 오르면서 패시브 펀드들이 최고 30%에 육박하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금리 상승기에 직면한 채권형 펀드들은 1% 내외 수익률을 기록하는 데 그쳐 체면을 구겼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국내 운용자산(AUM) 기준 10대 자산운용사 설정액 최대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11.4%로 나타났다. 다만, 단기 부동자금이 몰리는 머니마켓펀드(MMF)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운용사별로 보면 NH-Amundi자산운용의 ‘1.5배레버리지인덱스펀드’가 31.4%를 기록해 가장 우수한 성과를 냈다. 기초자산인 코스피지수가 6월 말 2026까지 오르며 연초 대비 18%의 수익률을 올렸기 때문. 다만 연초 이후 펀드에서는 1011억 원가량의 자금이 순유출된 상태다.
2위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2’로 28.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3위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파워인덱스펀드’(20.5%)가, 4위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소형FOCUS펀드’(13.9%)가 차지했다.
5위를 차지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커버드콜펀드’(7.6%)는 작년부터 이어진 안정적 운용 성과로 고액자산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탔다. 실제 연초 이후에만 4812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책임운용역인 박문기 신한BNP파리바운용 팀장은 “기초자산의 가격이 떨어지지만 않으면 수익을 보는 구조의 상품으로 1개월마다 롤오버(월물교체) 및 재투자가 이뤄진다”며 “상반기 코스피의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대폭 개선됐다”고 전했다.
6위와 7위는 KB자산운용의 밸류포커스펀드(7.4%),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펀드(2.5%)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 하위권에는 채권형 펀드들이 대거 쏠렸다. 흥국자산운용의 흥국멀티플레이4호는 1.1%를 기록했다.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단기국공채펀드(0.7%)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단기국공채펀드(0.7%)도 상대적으로 미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채권형 펀드들의 집단 부진에는 국내외 금리인상 이슈가 주효한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기준금리는 2016년 9월 이후 1.25%로 동결된 상태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6월 예고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국은행 역시 금리인상을 고민 중이다. 기준금리와 함께 채권금리가 높아질 경우 채권 수익률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창민 KB증권 수석연구원은 “단기국공채펀드의 경우 금리상승 국면에 단기채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1% 정도만 올렸다고 해도 오히려 양호한 수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로 넓혀 봐도 당분간 채권펀드 투자 시 유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연구원은 “금리상승 국면이기에 중·장기 채권펀드는 부담스럽다”며 “듀레이션이 상당히 길고 채권 쿠폰을 받아도 자본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