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가 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아버지 트럼프를 대신해 주요 정상들이 앉은 테이블에 ‘대리 착석’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이방카가 G20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의 트럼프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의 사진이 8일 트위터에 올라오면서부터였다. 해당 사진은 러시아 측 한 참석자가 SNS에 공유하면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진이 공개되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이방카가 주요국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을 정도의 ‘급’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방카의 공식 직함은 백악관 고문이다. 특히 패션사업가 출신으로 이렇다 할 정치 커리어 없는데도 딸이라는 이유로 고문역에 등용됐다는 논란이 커지자 이방카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주요국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아프리카와의 파트너십, 이민과 보건”주제의 세션에서 자리를 비우게 됐으며 이제 뒷줄에 앉아 있던 이방카가가 잠깐 대리로 출석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 백악관 관계자는 이어 “다른 정상들도 자리를 비우면 잠깐 대리 출석을 한다”면서 “이방카의 행동이 부적절하거나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애비 필립 기자는 이방카가 시 주석과 메이 총리, 메르켈 총리가 있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것은 “다소 보기 드문 광경”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불가피한 일로 잠시 자리를 비운다고 해도 그 빈자리는 대부분 장관급 인사가 채우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반(反) 트럼프’ 성향인 브라이언 클라스 런던정경대(LSE) 연구원은 트위터에서 “선출되지도, 자격도 없는 대통령의 딸이 G20 회의에서 시 주석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옆에 앉아 미국을 대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외교적으로 아무런 권한이나 자격이 없는 이방카의 대리출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인척 등용 문제에 대한 비판이 더 거세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