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신원공개 협박 논란…‘트럼프 레슬링 영상’대처에 역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NN로고의 남성을 때려눕히는 동영상을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렸다. 출처 = 트럼프 트위터 화면 캡쳐

미국 CNN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레슬링 영상’에 대한 대처로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고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레슬링 경기장 밖에서 CNN 로고가 얼굴에 합성된 남성을 때려눕히는 이 짧은 영상이 미국 안팎에 논란이 되자 CNN이 해당 영상을 만든 네티즌을 찾아 협박성 메시지를 남겼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이 레슬링 경기장 밖에서 CNN 로고가 얼굴에 합성된 남성을 때려눕히는 장면이 3차례 반복되는 28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 영상과 함께 ‘#FraudNewsCNN(가짜뉴스 CNN)’, ‘#FNN’란 해시 태그를 붙여 자신에게 비판적인 CNN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해당 영상은 2007년 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WWE CEO인 빈스 맥마흔을 때려눕혔던 화면에 CNN 로고를 합성한 것이다.

트럼프가 소셜미디어에서 공유한 이 영상은 순식간에 화제가 됐고 논란이 커지자 CNN은 이 영상을 만든 네티즌을 찾아냈다.

CNN 소속 앤드류 카진스키 기자는 ‘HanA------Solo’라는 아이디(ID)를 가진 레딧 사용자가 해당 영상을 제작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CNN은 해당 유저가 중년의 남성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네티즌이 15세 미성년자였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CNN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CNN이 영상 원작자와 접촉한 다음 날 이 네티즌은 해당 영상이 장난으로 제작한 영상으로 단순히 네티즌의 관심을 끌고 반응을 얻기 원했던 것이지, 해당 영상에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며 공개 사과에 나섰다.

상황은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CNN이 웹사이트에 올린 기사 마지막 대목이 역풍을 불러 일으켰다. CNN은 ‘어떤 변화가 있다면, 우리는 이 네티즌의 신원을 공개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일종의 단서를 달았다. 보수주의 사회운동가 벤 샤피로는 CNN의 대처에 대해 “이는 근본적으로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CNN이 다시는 네트워크를 조롱하지 말라고 협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사람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저널리스트 윤리위원회의 앤드루 시먼 위원도 “보도 출처의 익명성을 미래의 행위에 옭아매는 것은 이상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NN로고의 남성을 때려눕히는 동영상을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렸다. 출처 = 트럼프 트위터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