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9일(미 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공식 환영 만찬에서 이같이 말하며 신뢰를 나타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만찬 인사말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오랫동안 한미가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북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음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을 해결한다면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한 위대한 성과를 만드는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 또한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만찬과 관련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양국 정상은 시작부터 매우 솔직하게 양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 시작했고, 만찬 예정 시간인 오후 7시30분을 훌쩍 넘겨 오후 7시50분경에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윤 수석은 “양국 정상 간에 대화는 시종 솔직하고 진지하게 이뤄졌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현안이 건설적으로 논의됐다”며 “양국 정상은 또 굳건한 한·미 동맹에 기초해 양국이 함께 북한 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 경제 번영 등을 이뤄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날 만찬의 대화 분위기는 처음 다소 긴장된 분위기에 시작했으나 시간이 지나갈수록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했다는 것이 윤 수석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을 마무리하면서 “어제 콴티코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서 대통령께서 하신 연설을 봤다”며 “매우 훌륭하고 감동적인 연설이었고 어제 연설에 대한 칭송의 얘기를 여기저기에서 들었다”고 칭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해방국으로는 유일하게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라며 “한국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이식(移植)한 나라는 미국으로, 한국의 성공은 미국의 보람이 될 것이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 간 만찬이 끝나고 나서 미국 측 참석자들은 “오늘 만찬이 매우 성공적이었다. 양국 대통령이 첫 만남을 통해 신뢰와 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발언했다고 윤 수석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층이 내 사적인 공간인데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는 곳이다”며 “내가 당선되기 전에는 백악관에 이렇게 좋은 공간이 있는지 몰랐다. 한번 구경하시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전쟁 당시 링컨 대통령이 사용했던 책상이 있는 트리티 룸과 링컨 대통령의 침실을 보여주며 문 대통령에게 직접 앉아보라고 권유해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티 룸에 보관된 책상은 링컨 대통령이 게티스버그 연설문 원본을 작성할 때 사용했던 것이며 연설문 원본은 방탄유리로 보관돼 있다.
이와 관련해 윤 수석은 “백악관 의전 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적 공간에 외국 원수를 데려간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며 “우리 외교부 관계자도 백악관을 방문한 우리 대통령 중에서도 3층 공간에 초청된 대통령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