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며 2400선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10대 그룹 소속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올 들어 약 155조 원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그룹과 SK그룹 등 10대 그룹의 전체 시총은 전날 종가 기준 880조54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725조6412억 원)보다 21.3%(154조9021억 원) 증가한 규모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06포인트(0.42%) 증가한 2388.66에 마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장중에는 2390.70을 터치했다. 올 들어 코스피는 17.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0대 그룹주의 시총 증가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곳은 우리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16개 상장사를 보유한 삼성그룹이다. 삼성그룹주의 시총은 364조4778억 원에서 454조8908억 원으로 올 들어 90조4130억 원(24.8%) 늘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들어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며 34% 뛰었다. 전날에도 삼성전자는 24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대중공업을 기업 분할해 재상장하면서 시총이 늘어난 현대중공업그룹(시총 증가율 52.4%)을 제외하면 10대 그룹 중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LG그룹(28.2%)이다. LG전자 등 11개 상장사로 구성된 LG그룹의 시총은 70조4033억 원에서 90조2409억 원으로 20조 원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LG전자의 주가는 64.9% 상승하며 그룹 시총 증가를 견인했다. LG이노텍(98.0%)과 LG유플러스(46.3 %)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LG그룹의 뒤는 SK그룹(27.3%)이 이었다. SK그룹 역시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은 SK하이닉스의 활약에 몸집을 키웠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은 32억5417억 원에서 49억1402억 원으로 16조5985억 원 증가했다. 이밖에 신세계(18.6%), GS(15.7%), 한화(13.5%), 롯데(9.7%) 순으로 시총이 많이 늘었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의 시총은 지난해 말 97억715억 원에서 현재 100조8615억 원으로 3.9% 늘어난 데 그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룹별 시총 2위 자리도 SK그룹에 내줬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3위인 현대차(12.3%)의 주가 상승률이 시장을 따라잡지 못한데다, 현대모비스(-3.2%)와 현대글로비스(-2.9%), 기아차(-1.5%)는 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총 규모 5위에서 6위로 밀려난 포스코그룹(5.5%)은 그룹 대표주인 포스코의 주가 상승률이 5.8%에 그쳤다. 포스코대우(-17.4%)와 포스코엠텍(-14.0%)은 10대 그룹 상장사 중 보기 드문 두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