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25일 ‘여성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이번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모욕 발언을 두둔한 사실이 드러난 것과 관련, 탁 행정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멤버로, 지난 2012년 총선에 출마한 김용민씨가 “살인범을 풀어 라이스 전 국무장관을 강간해서 죽여야 한다”고 발언하고서 크게 비난받았을 당시 탁 행정관이 그를 두둔한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졌다
탁 행정관은 당시 트위터에 “김용민 발언은 집회했다가 교통신호 어긴 것쯤 된다”, “그가 한 말이 성희롱이라면 전두환을 살인마라고 하면 노인학대”, “이 발언은 전쟁광에 대한 천박한 욕설”이라며 김 씨를 옹호하는 글을 남겼다.
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혈맹인 미국을 전쟁광으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한 ‘천박한 욕설’을 했을 뿐이고, ‘집회하다 교통신호 어긴 것’이라는 탁 행정관의 발언에 국민은 할 말을 잃었다”고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국격을 훼손하고 미국의 전 국무장관을 모욕한 인물에 대해 비호하는 발언을 한 사람이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 있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의 품격에 안 맞는다는 점”이라며 “이런 사람이 청와대 의전 비서관실 선임 행정관 자격으로 한미 정상회담에 동행한다는 것은 일반의 상식과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심각한 결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변인은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히말라야 등반을 함께한 최측근이라는 이유 때문에 왜곡된 여성인식을 가진 탁 행정관에 과하게 집착해서는 안 된다”며 “한미 정상회담 전에라도 즉시 사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도 김유정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두 권의 책에서 저급하고 혐오스러운 성(性)인식으로 국민의 분노지수를 높였던 탁 행정관의 또 다른 과거가 드러났다”며 “불거지는 문제마다 상상 그 이상”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런 인사가 청와대에 버젓이 있는 것 자체가 몰상식의 극치이고, 두고두고 정권의 부담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누구는 여론에 기대어 임명을 강행하고, 누구의 여론에 대해서는 귀를 막는 이중 잣대로는 지속가능한 신뢰를 견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탁 행정관은 ‘버티면 된다’는 무모함을 버리고 청와대를 나와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기 바란다”라며 청와대에 탁 행정관에 대한 즉각 경질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