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부채(6)-냉정선冷靜扇

입력 2017-06-2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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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죽선에는 멋진 서화작품을 얹어야 제 멋이 산다. 매(梅), 난(蘭), 국(菊), 죽(竹) 사군자를 그려 넣기도 하고 시원함이 묻어나는 멋진 시문(詩文)을 서예작품으로 써 넣기도 한다.

나는 더러 ‘냉정선(冷靜扇)’이라고 쓴 부채를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곤 한다. 냉정을 되찾는 부채라는 뜻이다. 2007년이던가? 미국 스미스소니언의 초청을 받아 특강과 서예 퍼포먼스를 하러 워싱턴에 갔을 때, 이 ‘冷靜扇’을 몇몇 미국인들에게 선물했더니 무척 좋아했다. 나는 이 ‘冷靜扇’을 선물하면서 다음 내용의 글을 함께 준다. 외국인에게는 물론 영문 번역본을 준다.

“‘냉정’이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인정이 없어서 얼음처럼 차고 쌀쌀맞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이 고요하게 가라앉아서 생각이나 행동이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침착하다’는 뜻입니다. 전자는 한자로 쓰면 ‘冷情(찰 낼, 뜻 정)’이고, 후자는 ‘冷靜(찰 냉, 고요할 정)’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거나 마음이 조급해지는 경우를 적잖게 당합니다. 그런 때 냉정(冷靜)을 유지하지 못하고 화가 치미는 대로 행동하면 일을 망치게 됩니다. 우리는 화가 나거나 급박한 때일수록 냉정을 유지해야 합니다.

저는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마다 이 ‘冷靜扇’을 들고 서서히 부채질을 합니다. 그렇게 부채질을 하다 보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격한 감정에서 벗어나 냉정을 되찾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계절에 관계없이 부채를 들고 다니기도 하고 늘 책상머리에 놓아두기도 합니다.

또한 저는 가까이 지내는 분들께 이 ‘冷靜扇’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늘 냉정을 유지하면서 화내지 말고 시원한 인생을 살아가자는 뜻에서 이 ‘冷靜扇’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이 ‘冷靜扇’을 올여름에는 몇 자루나 선물하게 될지 모르겠다. 아직 6월인데도 날씨마저 이렇게 더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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