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2017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하 경방)은 새 정부 들어 처음 나오는 정부 공식 경제정책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 내 청사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것인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는 수출이 늘어나고 건설 투자가 호황을 누리면서 비교적 양호한 상태”라면서 “현재와 같은 흐름이 지속하고 국회에 제출된 추경이 충실히 집행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 전망치인 2.6%를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가 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처음이다. 기재부는 이달 5일 추경안을 발표하면서 11조2000억 원의 추경으로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김 부총리는 당시 후보자 신분이라서 성장률 제고 효과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추경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부총리는 “미국 금리와 국제 경제, 금융 상황 등의 리스크 요인도 있는 만큼 불확실성까지 고려해 좀 더 시간을 두고 성장률을 올리는 것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추경에서 정부는 중소기업이 청년 3명을 채용하면 이 중 1명의 임금을 3년간 연 2000만 원 한도로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경방에는 민간부문 일자리 대책을 좀 더 보완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9일 발표한 불평등 완화와 소득주도 성장, 교육·노동·복지체계 혁신을 포함한 4대 복합·혁신 과제가 분야별로 담길 전망이다.
국정기획자문위는 4대 복합·혁신 과제로 △불평등 완화와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일자리 경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혁신 창업국가 △교육·노동·복지체계 혁신으로 인구절벽 해소 △국가의 고른 발전을 위한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제시했다.
국정기획자문위는 특히 4대 복합·혁신 과제의 중요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각각의 과제를 종합·관리하고 실행할 별도의 추진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
국정기획자문위는 이번 주부터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 보따리를 내놓을 계획인데, 이런 내용을 경방에서 종합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방에는 8월에 발표할 예정인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대한 예고편도 담긴다.
정부는 6·19 부동산 대책에서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일부 강화했지만 경방에서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심사 시스템 도입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DSR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위주로 대출 한도를 정하는 DTI와 달리, 자동차할부금융·마이너스통장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으로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연내에 DSR 표준모형을 만들어 내년 중 은행권에 시범 적용하고 나서 2019년 본격 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일정은 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신(新) DTI도 관심이다. 현재의 소득만 반영하는 DTI와 달리 신 DTI는 미래소득까지 반영해 대출가능금액을 계산한다. 따라서 앞으로 소득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젊은층은 대출한도가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도시재생 뉴딜, 청년창업 지원,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공공임대주택, 미세먼지 대책, 신재생에너지 지원 등에 대한 대책이 담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