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의 돈이야기] 유럽연합 중앙은행 ECB… 유로화 독점 발행 통화정책 조율

입력 2017-06-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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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조절해 유로존 경제안정 주 목적…1998년 출범, 독일 가장 큰 지분

유럽연합(EU)의 중앙은행은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ECB)으로, 유럽연합의 통화(通貨) 정책을 총괄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1992년 마스트리히트조약으로 불리는 유럽통화조약을 체결하면서 유럽의 단일통화를 만들기로 합의했고, 이후 1998년 유럽중앙은행이 탄생했다. ECB의 주요 목적은 금리조절 등을 통해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유럽국가, 즉 유로존(Eurozone)의 경제를 안정시키는 일이다. 또 유럽 단일통화인 유로화 발행의 독점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유로 동전의 경우 각 나라가 발행할 수 있지만, 이것도 유럽중앙은행의 감독 아래 진행되고 있다.

총재는 2011년 11월부터 이탈리아 출신의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가 맡고 있다. 총재, 부총재, 상임이사 4명, 회원국 중앙은행 총재 16명 등 모두 22명으로 구성된 정책이사회(Governing Council)에서 매월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기능은 유로존의 전체적인 금융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며, 실제 각 나라의 통화정책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책임을 지는 구조이다. 특히 독일의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Bundesbank)는 ECB 못지않게 그 역할과 비중이 매우 크다. 유럽의 최대 채권국인 독일은 ECB에서도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은 원래 왕실에 돈을 빌려 주기 위해 1694년 세워진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 형태의 민간은행이었다. 17세기 영국은 오랫동안 전쟁을 겪었는데, 특히 윌리엄 3세 당시에는 내전에 이어 프랑스와 전쟁을 치르면서 국고가 거의 바닥나게 되었다. 이러한 왕실에 자금을 대여하기 위해 상인들이 모여 120만 파운드를 출자해 은행을 세우게 된다. 은행 돈을 전부 왕실에 대여하고, 대신 상인들은 출자액만큼 은행권을 찍어 내 유통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이 은행이 1844년 독점적 발권은행이 됐고 1946년 국가기관이 되었다.

1990년대 초 영국에서 대규모 기업부도 사태가 발생했을 때, 영란은행 주도로 기업과 금융기관 간 협상에 의해 구조조정을 추진함으로써 기업회생에 성공했던 사례를 흔히 ‘런던 어프로치(London Approach)’라고 부른다. 그 당시 도입된 ‘워크아웃(workout·기업가치 회생작업)’은 법적·제도적 접근으로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도입된 구조조정 방식으로 오늘날에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신용사회에서는 각 사람들에게 신용등급이 매겨진다. 이 신용등급은 금융기관이 고객에 대해서 대출을 하거나 수수료를 부과하고자 할 때, 요율을 얼마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특별히 신용이 낮은 사람은 일반금융기관들과의 거래 자체가 차단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은 금융기관과 거래를 할 때 여러 면에서 우대를 받는다. 신용이 좋은 사람은 사회생활에서도 당연히 좋은 평판을 받기 마련이다. 우리가 신용관리를 잘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인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평가기준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연소득과 직업 등을 포함한 신상정보, 자체 은행과의 거래내역, 다른 금융기관들과의 거래내역이 그것이다. 이를 토대로 각 금융기관들은 개인의 신용등급을 일반적으로 10단계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1~2등급은 오래 신용거래를 해온 사람들이 보유한 등급을 뜻한다. 다양한 신용거래와 함께 좋은 거래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부실화 가능성이 매우 낮다. 3~4등급은 우량등급에 해당한다. 활발하게 신용거래를 하지 않아 실적은 없지만, 신용등급 관리를 하고자 마음먹으면 언제든지 상위등급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열려 있다. 5~6등급은 일반등급에 해당한다. 적절하게 현금서비스를 활용하고 또 단기간이고 소액이지만 간혹 연체를 하는 사람들이 이에 속한다. 일반등급으로 구분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등급에 속하는데, 잦은 대출과 잦은 연체 등을 해왔다면 가급적 등급을 올려놓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 좋을 것이다.

7~8등급은 주의등급에 해당한다. 주로 대부업체와 거래가 많거나 단기연체 경험이 많은 경우이다. 단기적으로 신용도가 더 하락할 수 있으므로 금융거래 시 자신의 신용등급을 신경써야 하는 단계이다. 7단계 초반까지는 그래도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하므로 등급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9~10등급은 위험등급으로 분류된다. 현재 연체 중이거나 심각한 연체 경험을 갖고 있어 부실화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미 신뢰를 잃은 상태라고 보면 된다.

통상 7등급 이하부터는 시중은행권의 대출에는 부적합한 저신용자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에게는 사실상 신용카드의 신규발급도 중단되고 있다. 더욱이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5~6등급 신용자에 대해서도 여전히 대출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철환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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