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일본 소니, 닌텐도의 게임콘솔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는 11일(현지시간) 기존 게임기 엑스박스 원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엑스박스 원 X(Xbox One X)’를 공개하고 오는 11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MS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오는 13~15일 세계 최대 게임쇼인 ‘E3’가 열리기에 앞서 특별 이벤트를 통해 엑스박스 원 X를 소개했다.
앞서 MS는 4년 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4’와 비슷한 시기에 엑스박스 원을 출시해 정면 대결했으나 참패를 맛봤다.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따르면 PS4는 지금까지 6000만 대 이상 판매돼 엑스박스 원보다 배 이상 많이 팔렸다. 지난해 소니는 기존 PS4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4K 해상도 게임을 즐길 수 있고 프로세서 속도가 빨라졌으며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사용할 수 있는 PS4 프로도 출시했다.
소니와의 경쟁에서 밀린 MS는 엑스박스 원 X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MS는 새 게임기가 엑스박스 라인업 중 크기는 가장 작으면서도 속도와 그래픽 처리 등 성능은 대폭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6테라플롭(Teraflop)의 연산 속도를 자랑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장착했다. 이는 소니 PS4 프로의 4.2테라플롭 GPU보다 우월한 것이다. 또 PS4 프로에는 없는 블루레이 디스크 재생 기능도 넣었다. 가격은 소니 PS4보다 약 100달러 비싼 499달러(약 56만 원)로 책정했다. 기존 엑스박스 원의 게임과 부속 기기 모두 새 게임기에서 작동 가능하다고 MS는 강조했다. 또 MS는 엑스박스 원 X에 들어갈 게임 22종도 공개했다.
그동안 콘솔 경쟁에서 뒤로 밀렸던 닌텐도도 올해 3월 출시한 스위치가 대성공을 거두고 있어 MS 입장에서 엑스박스 원 X의 성공 여부가 더욱 중요해졌다. 리서치업체 IHS의 피어스 하딩-롤스 애널리스트는 “오늘날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전자제품의 업그레이드 주기는 이전보다 더욱 빨라졌다. 콘솔 부문도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이런 주기에 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엑스박스 원 X는 엑스박스의 핵심 소비자들을 다시 모을 수 있고 가격도 좋아 MS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IHS는 새 엑스박스가 올해 4분기 약 50만 대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