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아세안] 친숙한 재료, 낯선 향신료… 그들의 입맛에 맞추려면

입력 2017-06-08 10:5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⑦ K푸드, 프랜차이즈 공략...아세안 음식축제 가보니

▲필리핀 셰프의 라이브 쿠킹쇼에서 라울 헤르난데즈 주한 필리핀 대사가 필리핀 요리를 맛보고 있다. 출처 = 한-아세안 센터
▲필리핀 셰프의 라이브 쿠킹쇼에서 라울 헤르난데즈 주한 필리핀 대사가 필리핀 요리를 맛보고 있다. 출처 = 한-아세안 센터

‘짜다’, ‘달다’와 같은 단순한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맛의 향연이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홀에서 펼쳐졌다. 한-아세안센터가 작년에 이어 2회째 연 ‘아세안 음식축제’는 동남아시아의 독특한 향신료들이 개성을 뽐내는 장(場)이었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음식축제에서는 아세안 10개국 스타 셰프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국의 음식을 선보였다. 오후 1시 반께 시작한 개막식에서는 10개국을 대표하는 셰프와 주한 대사 등 100명이 참석했다. 아세안 각국 대사 및 대사관 관계자들은 셰프들에게 셰프 모자를 수여하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필리핀 셰프는 직접 무대 위로 올라와 쿠킹쇼를 선보이며 한국의 잡채와 비슷한 ‘반싯’을 요리했다. 반싯은 당면, 돼지고기, 닭고기, 새우 등을 주 재료로 한다. 우리나라의 잡채와 모양뿐 아니라 조리법도 비슷하나 피시 소스로 향을 더하고 간을 맞추는 게 특징이다. 라울 헤르난데즈 주한 필리핀 대사는 완성된 반싯을 시식한 뒤 엄지를 치켜들었다.

반싯처럼 동남아 국가의 음식과 한식은 어딘가 비슷한 점이 많다. K푸드가 동남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날 10개 부스에 오른 음식들도 K푸드와 재료, 조리법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베트남의 분짜, 차조, 태국의 그린커리, 싱가포르의 카야토스트, 아이스 밀크티, 인도네시아의 나시고랭 등 익숙한 음식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생소한 음식도 여럿이었다. 필리핀의 아도보, 캄보디아의 쁘라혹 끄띠 등이 대표적인 예다.

가장 긴 줄이 이어졌던 국가의 부스는 싱가포르였다. 15분을 기다려 받아 든 카야토스트와 아이스 밀크티를 시식한 뒤 왜 독보적으로 긴 줄을 자랑했는지 알 것 같았다. 여타 부스들이 강한 향신료로 독특한 개성을 드러냈다면 카야토스트와 밀크티는 친숙함을 무기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바삭하게 구운 토스트를 싫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코코넛, 달걀, 판단잎을 첨가해 만든 카야잼은 그 이름이 생소할지언정 식감과 맛은 익숙했다. ‘아는 맛’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토스트 4조각은 순식간에 입속으로 향했고, 한 번 더 시식을 하려 했지만 대기 줄이 시식하기 전의 두 배로 늘어나 포기해야 했다.

베트남의 분짜, 차조, 태국의 그린커리, 얌운센, 인도네시아의 나시고랭, 소고기 사태, 브루나이의 생선튀김, 버터밀크 치킨 등을 시식했는데 모두 특유의 향이 이국적인 느낌을 한껏 더했다. 닭고기, 소고기, 당면, 쌀 모두 친숙한 재료였지만 주인공은 향신료인 듯했다. 동행한 지인을 포함해 현장에서 만난 몇몇 사람들은 강한 향에 거부감을 표했다. 한식보다 간이 센 음식이 많아 미간을 찌푸리는 사람도 보였다.

20여 개의 음식 중 선택받는 음식과 그렇지 못한 음식이 갈리는 광경을 보며 K푸드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때 무엇을 취해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현지 음식에 익숙한 사람들을 끌어당길 친숙함, 호기심을 유발하는 플레이팅 등을 취하되, 지나치게 한국적인 맛과 향을 선보일 때는 좀 더 세심함을 기울여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트럼프 시대 기대감 걷어내니...高환율·관세에 기업들 ‘벌벌’
  • 소문 무성하던 장현식, 4년 52억 원에 LG로…최원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4,884,000
    • +4.2%
    • 이더리움
    • 4,437,000
    • +0.16%
    • 비트코인 캐시
    • 606,500
    • +0.5%
    • 리플
    • 814
    • -4.46%
    • 솔라나
    • 302,800
    • +6.51%
    • 에이다
    • 853
    • -3.62%
    • 이오스
    • 777
    • -1.02%
    • 트론
    • 232
    • +0.87%
    • 스텔라루멘
    • 153
    • -0.65%
    • 비트코인에스브이
    • 82,850
    • -2.76%
    • 체인링크
    • 19,570
    • -3.93%
    • 샌드박스
    • 406
    • +0.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