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국내 대기업 계열사들의 내부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문재인 정부가 '재벌 개혁'을 기치로 걸고 있는 가운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역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를 대기업의 대표적인 잘못된 관행으로 지적해 업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22곳의 계열사 984개를 대상으로 내부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내부거래 총액은 133조6378억 원으로, 2년전에 비해 21조2366억 원(13.7%) 감소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공정위의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91개 계열사의 경우 지난해 7조9183억 원으로, 같은 기간 무려 23.1%(1조4857억 원)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재벌 대기업 계열사 가운데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경우 내부거래를 규제하고 있다.
그룹별로는 롯데정보통신이 새로 규제 대상이 편입된 롯데그룹 계열사(5개)의 내부 거래가 지난해 5천726억 원으로, 2014년(31억 원)에 비해 무려 200배 가까이 늘어나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이들 계열사의 내부 거래액은 전체 매출(6885억 원)의 83.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효성이 같은 기간 284.2%와 67.0%의 증가율로 그 뒤를 이었고, 신세계와 SK, 대림, 두산 등도 내부 거래액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해 약 268억 원으로 97.4%나 감소했다. 또 한진(86.9%), 미래에셋(82.4%), LS(70.4%), GS(49.6%) 등도 모두 비교적 큰 폭으로 계열사 내부 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대상 계열사가 현대A&I 한 곳뿐인 현대백화점은 201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내부 거래가 전혀 없었다.
정부는 지난 2013년 10월 대기업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신규 거래에 대해서는 2014년 2월부터, 기존 거래에 대해서는 1년의 유예기간을 둔 뒤 2015년 2월부터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