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M&A 속도 낸다”… CJ제일제당 러시아 기업 인수

입력 2017-06-0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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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식·한국식 만두 생산, CSI 등 진출 전초기지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4년만에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기업 인수합병(M&A)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CJ오쇼핑이 아트웍스코리아 지분 70%를 인수한 데 이어 CJ제일제당은 러시아 냉동식품 업체를 사들였다. 이를 통해 2020년 ‘그레이트 CJ’를 넘어 2030년 ‘월드 베스트 CJ’로 향하는 이재현 회장의 비전도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1일 러시아 냉동식품업체인 라비올리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고 밝혔다. 인수에 필요한 러시아 정부 승인 등 모든 절차를 마쳤으며 100% 지분 인수 금액은 300억 원이다. 라비올리는 새로운 사명인 ‘CJ 라비올로 러시아’로 출범한다. CJ제일제당은 라비올리를 CIS(독립국가연합) 등의 진출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라비올리는 1994년에 설립됐으며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 러시아 만두인 ‘펠메니’를 생산, 지역 내 판매 순위 3위 안에 드는 브랜드와 영업력을 확보한 업체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450억 원이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인수로 러시아 냉동 가공식품 시장 개척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유럽과 CIS 시장 공략에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연구개발 투자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거점도시를 확대해 러시아 1위 냉동 식품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향후 2년간 13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생산설비와 인프라를 확대한다. CJ제일제당만의 제조기술과 노하우를 적용해 프리미엄 만두로 차별화시키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에만 국한된 영업망을 러시아 전역으로 확대하는 전략도 세웠다.

내년부터는 한국의 대표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를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다. ‘비비고 왕교자’와 함께 러시아 식문화 특징을 반영한 현지화 제품으로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는 청사진도 그려놨다. 만두피가 얇고 고기와 채소가 많은 ‘한국식 만두’ 형태를 기본으로 하되, 현지인이 선호하는 재료를 사용하거나 편의성을 극대화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현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해 향후에는 외식형, 스낵형, 편의형 등 다양한 냉동 HMR(가정간편식) 제품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2020년에는 매출 2000억 원, 냉동만두 시장 1위를 달성하고 다양한 냉동 가공식품으로의 사업다각화를 통해 러시아 최고 냉동식품 전문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러시아 냉동 가공식품 시장은 4조 원 규모로, 펠메니 시장은 연평균 13% 성장하며 1조5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현지인들의 바쁜 도시생활로 냉동 가공식품 소비가 지속 확대되는 추세다. ‘비비고 왕교자’ 등 한국식 만두도 종류가 많고 맛과 품질은 물론 조리법도 간편해 충분히 현지 소비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2017 온리원 콘퍼런스’에서 경영 복귀를 알린 이 회장은 올해 5조 원을 비롯해 2020년까지 36조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2020년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하고 2030년에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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