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안정됐지만 계란값이 널뛰기를 하며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병아리 입식 금지로 공급이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각국에 퍼진 AI로 수입마저 제한된 탓이다. 이 와중에 일부 업체들이 사재기·매점매석에 들어가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 한판(30알)의 평균 소매가격은 전날 기준 8027원을 찍었다. 지난해 동기보다 61.3% 비싼 가격이다. 계란 한 판을 1만 원 넘게 판매하는 소매점도 있을 정도다.
AI 추가 발생이 한 달 넘게 없었지만 대부분의 AI 발생 농장은 재발을 막기 위한 엄격한 방역 규정에 따라 아직까지 병아리 입식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380여 곳의 AI 발생농장들 중 입식이 풀린 곳은 10곳 미만이다. 업계는 전반적으로 입식이 풀려 생산 기반이 회복되려면 앞으로 3~4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계란값 안정을 위해 전국 17개 시군별 소매점을 대상으로 사재기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수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I가 발생한 미국산 대신 태국과 덴마크, 네덜란드 등에서 계란을 들여올 계획이다.
현지 원가가 1알에 70원 수준인 태국산 계란은 운송비와 유통비 등 각종 마진이 붙어도 AI 발생 전 국내 계란값을 크게 상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박을 이용해도 일주일 정도면 국내에 들여올 수 있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수입이 가능해 질 전망이다.
이번 AI로 살처분된 닭은 3154만 마리로 전체 사육 마릿수의 20.3%를 차지한다. 특히 알을 낳는 산란계(2518만 마리, 사육 대비 36%)와 번식용 산란종계(43만7000마리, 51.5%)에 피해가 집중됐다.
지난해 11월 16일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취해졌던 전국의 이동제한 조치는 이달 13일부로 모두 해제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특별방역대책 기간인 이달 말까지 위기경보 단계를 현행 ‘경계’로 유지하면서 전국 단위 방역조치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농림부는 향후 AI가 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7월 초 세계보건기구(OIE) 규정에 따른 AI 청정국 지위 회복 선언이 가능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