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첫 한은 부총재는 누구? 여성안배·내부승진·호남출신

입력 2017-05-13 16:32 수정 2017-05-1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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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경·윤면식·김민호·이광준·이흥모·강태수 등 전·현직 부총재보 물망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한국은행에서도 차기 부총재 인선에 대한 관심이 확산하고 있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장병화 부총재가 오는 6월24일 임기 만료한다. 문 정부 출범 후 국무총리와 장·차관 인선, 정부 조직개편 등 빠듯한 일정에 한은 부총재 자리는 한동안 공석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한은 부총재는 한은 내부 살림살이를 도맡는 자리면서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멤버라는 점에서 여타 기관 2인자와 위상이 다르다. 장 부총재 퇴임에 맞춰 인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임기가 오는 6월말로 다가오면서 한은도 부총재 인선에 대한 관심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부총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전현직 부총재보들로 왼쪽부터 서영경·윤면식·김민호·이광준·이흥모·강태수 씨.(한국은행)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임기가 오는 6월말로 다가오면서 한은도 부총재 인선에 대한 관심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부총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전현직 부총재보들로 왼쪽부터 서영경·윤면식·김민호·이광준·이흥모·강태수 씨.(한국은행)
한은 부총재는 전통적으로 전·현직 한은 부총재보 중에서 인선이 이뤄져왔다. 이에 따라 현직 중에서는 윤면식·김민호 부총재보가 전직 중에서는 서영경 고려대 초빙교수와 이흥모 금융결제원장, 이광준 하나카드 고문, 강태수 국민경제자문회의 단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우선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각 구성에서 여성비율을 30%로 맞추겠다고 밝혔던 데다 청와대 인사수석에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임명하면서 한은 부총재도 여성안배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서영경 교수는 한은 최초의 여성임원인데다 조사국과 통화정책국 금융시장부장 등을 역임해 여성안배가 이뤄질 경우 1순위로 꼽힌다. 1963년생으로 비교적 젊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박근혜 정부시절 부총재보 승진도 여성우대 차원이라는 명목 하에 파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내부불만은 물론 본인 스스로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보수적인 한은 문화 속에서 한때 모셨던 입행 선배들을 아래 직원으로 둬야 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금통위원 7명 중 퇴임 예정인 장 부총재를 비롯한 4명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데다 1명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해 그렇잖아도 금통위가 서울대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현직 중에서는 윤면식 보가 1순위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책기획국에서 잔뼈가 굵었고 통화정책국장을 거쳐 현재 통화정책국과 금융시장국 등을 담당하는 부총재보로 재임하면서 한은 본연의 기능인 통화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고려대(경영학과) 출신이라는 점도 금통위원 학연안배가 가능하다.

반면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은 단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현 이주열 총재 취임과 함께 승진가도를 걸어왔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정권이 교체된 지금 이 총재 역시 박근혜가 임명한 총재라는 게 약점일 수 있어서다.

김민호 보도 금융시장국과 정책기획국에서 경력을 쌓았고 통화정책국장과 국제국장을 역임하는 등 핵심보직을 두루 거쳤다. 지금도 국제국과 국제협력국 등을 담당하는 부총재보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역시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라는 점과 내부 신망 면에서 윤 보에 미치지 못하는 점은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문 정부 출범과 함께 호남출신인 이낙연 전남지사가 국무총리로 지명되면서 일각에서는 한은 부총재 인선도 호남 안배론 차원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유일하게 전남(진도) 출신인 이광준 고문이 유력하다.

그는 공보실장과 경제통계국장, 금융안정분석국장 등을 거치면서 한은 내부는 물론 언론의 신망도 두텁다. 또 이주열 총재 임기가 내년 3월말로 채 1년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광준 고문이 한은 내부는 물론 한은과 문 정부간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이주열 총재 전임과 전전임이었던 김중수·이성태 총재는 임기 1년을 앞두고 정권이 바뀌면서 어려움을 겪어온 바 있다. 또, 김 전 총재가 재임시절 내부조직을 흔들었고 이 총재가 이를 추스르는 과정에서 부총재와 부총재보가 중도 사임하는 등 사태를 겪으며 내부 앙금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반면 1952년생으로 현 이주열 총재와 나이가 같을 만큼 많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흥모 원장은 이 총재의 핵심라인이라는 점에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만 자리를 옮긴지 채 1년여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그는 이 총재 취임 전 국회 인사청문회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았고, 이 총재 취임 직후인 2014년 여름 정년퇴임했지만 한 달 후 부총재보로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한 바 있다. 그는 또 부총재보 임기 1년을 앞둔 2016년 현 금융결제원장으로 영전했었다.

강태수 단장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한은에 금융안정 기능이 강조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안정분석국장 출신인 그가 관련 적임자일 수 있어서다. 실제 그는 2011년 11월 한은법 개정 당시 한은법에 금융안정 조항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했고, 금융안정보고서를 법정보고서로 만드는데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다만 현 이주열 총재 취임 직후 중도사임 압력을 받았던 부총재보 중 한 명이라는 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친인척 관계라는 점은 약점일 수 있는 대목이다.

다수의 한은 관계자들은 “여러 분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5월말은 돼야 인선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총재가 직접 추천하는 형태라 마지막까지도 알기 어려울 듯 하다”고 전했다.

한편 한은 부총재는 총재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3년이다. 통상 복수로 추천이 이뤄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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