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백화점 체인 메이시가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콜스, 노드스트롬과 같은 미국의 여타 백화점들도 동일점포 마이너스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메이시의 201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53억4000달러(6조64억)로 시장 예상치였던 57억4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순이익은 7100만 달러(약 798억6790만 원), 주당순이익(EPS)은 23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1년 전 1만6000달러, 주당 37센트에서 매우 감소한 것이다.
메이시의 동일점포 매출은 연간 5.2%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콘센서스매트릭스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예상치인 3% 감소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분기로 따지면 9분기 연속 동일점포 매출이 감소했다. 실적이 발표되고 이날 메이시스 주가는 17% 하락했다. 메이시는 올해 이미 주가가 18% 떨어졌다.
메이시의 케런 호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카운트하지 말라”며 “우리는 죽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그는 매출 확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매장 수를 줄이는 것은 맞지만 더 나은 매장을 만들 기회를 얻은 거라 믿는다”고 낙관했다. 메이시는 작년 연말 쇼핑 시즌 매출이 예상에 크게 못 미치자 직원 1만 명 감원과 매장 68곳 폐쇄 방침을 밝혔다.
미국 백화점 업계의 실적 부진은 콜스와 노드스트롬에서도 나타났다. 양사는 1분기 동일점포 매출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3%, 7.6% 감소했다. 콜스의 맨셀 콜스 최고경영자(CEO)는 “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언더아머를 매장에 들인 게 2,3분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매장을 줄이는 다른 백화점에서 소비자들을 끌어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백화점을 넘어 미국의 대표 유통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표적으로 시어스는 올해 점포 150개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지난 1월 1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시어스의 에드워드 램퍼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지난해는 유통업체들에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기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려면 혁신해야 한다”고 썼다. 시장은 월마트, 타깃, 홈디포, JC페니 등 실적 발표를 앞둔 유통업체들을 주목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