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용품 브랜드 아디다스가 나이키에 이어 골프 관련 브랜드를 매각했다. 세계 스포츠 용품 브랜드 1, 2위가 모두 골프용품 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아디다스는 테일러메이드, 아담스골프, 애시워드골프 등 골프 관련 브랜드를 미국 사모펀드 KPS캐피털파트너스에 매각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매각 금액은 4억2500만 달러(약 4796억 원)다. 미국 시장에서 수요가 감소한 것이 매각 이유로 꼽힌다. 매각 방침은 작년 5월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디다스의 카스퍼 로스테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기자회견에서 “아디다스는 앞으로 축구용품을 포함해 신발, 의류에 경영 자원을 집중할 방침”이라며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아디다스의 골프 관련 브랜드를 인수하는 KPS캐피털은 “테일러메이드가 가진 브랜드 힘과 우리의 경영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디다스에 앞서 나이키도 작년 8월 골프공, 가방 등의 생산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골프웨어 사업은 계속 하고 있다. 나이키는 1990년 초까지 골프용품에는 손을 대지 않았지만 1996년 미국의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 돌풍에 힘입어 골프용품 사업으로 손을 뻗쳤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의 인기가 식으면서 골프용품 사업도 함께 부진을 겪었다.
골프 장비 산업의 축소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 시장에서도 눈에 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일본 생산성본부가 발간한 레저백서에 따르면 일본의 골프용품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3390억 엔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약 20% 줄어들었다. 기업의 접대 수요 감소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타이거 우즈의 인기가 고꾸라지면서 나이키의 골프용품 수요가 줄었 듯 골프 장비 산업은 스타 모델을 기용하느냐 여부가 좌우했다. 세계적인 스타 골프 선수의 부재가 골프 장비 산업의 침체로 이어졌다고 보는 이유다. 그러나 골프가 2016년 리우데자이네루 하계 올림픽에서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만큼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많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통해 골프 시장에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