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황교안 국무총리와 박승춘 보훈처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어제 문 대통령께서 황교안 총리와 만나셨을 때 대통령께서는 ‘새 정부가 자리 잡을 때까지 자리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했으나 황 총리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황 총리와의 오찬에서 사의 입장을 전달받았고, 하루 뒤인 이날 사표를 수리했다. 황 총리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4시 당초 황 총리가 주재하려던 임시국무회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총리 직무대행으로 주재하게 됐다. 회의에서는 청와대 직제개편안이 처리될 예정이다.
윤 수석은 또 장관들 중 박 처장의 사표를 수리한 것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박 처장 관련해서는 여러 번 언론에서도 논란이 된 적도 있어서 새 정부 국정 방향이나 철학과는 맞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사표를 수리했다”고 답했다.
보수 성향이 짙은 군 출신의 박 전 처장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임명돼 박근혜 정부에서도 유임됐다. 그는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아닌 합창 방식을 고집하면서 당시 야당과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공동으로 해임촉구결의안을 발의하며 사퇴 공세에 나서기도 했다.
윤 수석은 황 총리 사퇴로 유 부총리가 총리 직무대행으로서 인사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총리가 사임해서 유 부총리가 총리 대행을 하시게 되지만 추후 인사나 장관추천에 대한 부분은 아직 구체적 내용 전혀 논의된 적 없다”면서 “총리가 새로 임명이 됐기 때문에 총리가 제청권을 쓰실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윤 수석은 김수남 검찰총장의 사표 수리 계획을 묻는 말에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