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특수형강 최대주주, 법원에 M&A 추진 요청

입력 2017-05-11 14:40 수정 2017-05-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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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주도로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특수형강이 새 주인 찾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최대주주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는 회생법원에 한국특수형강의 M&A를 요청한 상태다.

11일 부산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유비제구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는 법원에 인가 후 M&A 추진 요청 의견서를 제출했다. 유비제구차유동화전문은 지난해 한국특수형강의 회생계획안에 따라 유암코의 회생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되며 최대주주가 됐다.

법원 관계자는 “유암코만 단독으로 M&A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로 회사 측에 이에 대한 답변을 서면으로 요구했다”며 “다른 채권자들의 의견은 물론 회사가 기존 회생계획대로 변제가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M&A 인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특수형강은 지난해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회사는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회생담보권 100%, 회생채권 90%를 10년간 현금 변제하는 계획안을 제출해 법원의 인가를 얻었다. 이는 통상 법정관리 기업의 회생담보권·채권 변제율에 비해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최대주주이자 채권자인 유암코는 당장 내년부터 한국특수형강이 독자 생존하면서 채무를 변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회생계획안에서 목표한 매출 달성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채무 변제를 위해 계획 중인 공장부지 등 자산 매각도 어려울 것으로 본 것이다.

회생계획안에서 회사는 2017년부터 형강과 봉강 등 제품의 매출 물량이 연 3.4%씩, 매출단가는 연 5.8%씩 증가할 것으로 설정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매년 9.39% 성장을 목표로 한 것이다. 특히 반제품 빌릿(Billet)의 경우 매출액 기준으로 매년 37.41% 급성장하는 계획안을 정했다.

그러나 당장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매출액이 2472억 원으로 2015년에 비해 331억원 줄었다. 회생 계획 인가로 채무 면제 이익이 발생하면서 영업손실 폭은 줄었지만 매출은 회복되지 않은 것이다. 매출의 30%가 조선업계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전방산업 불황이 심해지면서 올해 매출 회복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변제를 위해 칠서 공장 유휴부지와 녹산 공장 매각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특수형강 칠서 공장 유휴부지는 정방형이 아닌 세모 모양으로 공장부지에 적합하지 않아 원매자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통상 공장건물과 토지가 일괄 매각되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부지에는 공장도 없고 매각가도 비싸서 가격을 많이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녹산 공장의 경우 매매 후 회사가 재임대를 하는 ‘세일 앤 리스 백’ 형태를 취할 계획지만 이 경우에도 매각은 물론 회사의 신용위험이 커질 수 있다. 매각 후 재임대하면 연 18억 원 규모로 임차료를 지급해야 하지만 최근 영업실적 등을 고려했을 때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을 맞춰줄 인수자를 찾는 것도 불투명하다.

법정관리를 초래한 기존 경영진이 지분을 모두 상실한 상황에서도 계속 임원으로 자리를 지키는 것 역시 유암코가 회사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장상돈 KISCO홀딩스그룹 회장의 장남인 장세현 한국특수형강 대표와 전문경영인 조권제 대표는 지난해 회생계획안에 따라 해임됐지만 곧바로 관리인으로 선임돼 경영을 맡고 있다.

한국특수형강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통상 지역 회생법원은 역내 기업에 온정주의적인 성향이 있어 기존 회생계획을 엎는 M&A 인가를 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유암코를 비롯해 산업은행, 하나은행 등 다른 채권자들도 M&A를 요청하고 회사가 올해부터 채무 변제에 어려움을 겪으면 최소한 경영진 교체라도 지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특수형강이 매물로 나온다면 인수전 열기는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특수형강은 국내 형강시장에서 점유율이 40%로 업계 1위다. 대한제강, YK 등 관련회사들이 인수하면 바로 업계 선두주자로 올라선다. 기존 계열사였던 한국철강이 다시 인수하는 것 역시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M&A 요청에 대해 한국특수형강 관계자는 "회사는 인가받은 회생계획이 정한 바에 따라 성실하게 채무를 변제할 예정이기에, 현 시점에서 M&A를 계획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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