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엽은 8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컨트리클럽(파71 7225야드)에서 치러진 예선전에서 버디 8개, 보기 1개로 7언더파 64타를 쳐 수석합격했다. 백주엽은 이날 골프장으로 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전해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 2012년 데뷔했으나 어깨 부상으로 2015년 한 해를 쉬었던 그는 “지난해 한국오픈을 출전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준비를 잘 해서 내셔널타이틀이 걸린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오픈 예선전은 4월17일부터 4번에 걸친 1차 예선에 총 561명이 응모했다. 이중 최종 예선전에는 144명이 출전했고, 1언더파 70타 동점자 중에서 백카운트 방식으로 18명의 자동 출전 선수를 확정했다.
이날 맨 마지막조로 출발한 안상필은 대기 선수로 출전해 4언더파 67타를 쳐 3위로 본선 출전권을 얻었다. 어버이날을 맞아 7일 저녁 고향 논산에서 부모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중에 대기선수라는 전화를 받고 부모의 격려에 힘입어 이날 아침부터 골프장에서 대기했다. 기존 선수의 취소로 라운드 기회를 얻은 데 이어 출전권까지 따냈다. 그는 지난 3년간 1차에서 탈락했으나 이번에는 가장 좋은 성적으로 한국오픈에 출전하게 되자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안상필은 “한국오픈은 나와 같은 2부 투어를 뛰는 선수에겐 꿈의 무대”라며 “올해는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1부 투어 시드를 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예선전 시스템은 코오롱 한국오픈이 미국의 US오픈과 같은 ‘명실상부한 오픈(Open)’ 대회를 표방하면서 4년전부터 실시해 이제는 국내 프로 대회의 롤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0회를 맞은 올해는 본선에서 우승자와 준우승자 2명에게 오는 7월 중순 영국 버그데일에서 열리는 디오픈 출전권을 주는 특전을 부여한다는 소식에 예선전까지도 열띤 경쟁이 펼쳐졌다.
대회 주최자인 .
코오롱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은 6월1일부터 4일까지 4이간 우정힐스에서 열린다.
코오롱 그룹은 지난 2014년 예선전 방식의 개편과 함께 국내 투어 최초로 예선 탈락자에게도 경비를 지원하는 ‘코오롱 머니’ 제도를 실시하는 등 남자 골프의 부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한국오픈을 매년 개최할 뿐만 아니라, 30년 전부터 한국 골프발전을 위해 용품(엘로드), 패션(잭니클라우스, 왁, 엘로드), 골프장(우정힐스, 라비에벨, 마우나오션) 분야에서 주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1.백주엽 7언더 64타
2.타박인권 6언더 65타
3.안상필 4언더 67타
4.강지만 3언더 68타
5.최이삭 3언더 68타
6.임경윤 3언더 68타
7.정우진 3언더 68타
8.강상윤 2언더 69타
9.박장호 2언더 69
10.김연성 2언더 69타
11.고정웅 2언더 69타
12.최민철 2언더 69타
13.류제창 2언더 69타
14.박재경 1언더 70타
15.김민규 1언더 70타
16.전윤철 1언더 70타
17.차희현 1언더 70타
18.서형석 1언더 70타
※1언더파 70타 동점자 중에 백카운트 방식으로 18명 선발
“아침에 당한 교통사고는 액땜한 걸로 쳐야죠. 본 게임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겠습니다.” 한국오픈 최종 예선전이 열린 8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컨트리클럽 주차장에 뒤 범퍼가 완전히 주저앉은 차량 한 대가 주차돼 있었다.
이날 7언더파 64타로 수석 합격한 백주엽(30)의 차였다. 아침에 오는 길에 4중 추돌사고를 당했다. 신호를 기다리다 당한 일이다. 중간에 끼인 차는 완전 전파되는 꽤 큰 사고였다. 백주엽은 액땜했다고 웃어넘겼다. 하지만 3번 홀까지는 가슴이 진정되지 않아 샷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손이 떨려서 세컨드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간신히 파를 지켰으나 위기를 극복하면 기회가 오는 건 세상사 당연한 이치다. 4번(파3) 홀에서 티샷을 잘 보내 버디를 잡고 6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8번(파5) 홀에서는 티샷이 물에 빠지면서 한 타를 잃었다. 아직 사고의 여파로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어렵다는 9번(파4)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했다.
후반들어 첫 홀부터 버디로 시작하더니 13번(파3) 홀부터 세 홀 연속 버디로 타수를 줄여나갔다. 어려운 16번(파3) 홀에서는 8m 파 퍼트가 기막히게 홀을 찾아 들어갔다. 17번(파4) 홀 버디를 추가하면서 7언더파 스코어를 달성했다. 이 코스에서 자신이 기록했던 최고의 스코어였다.
지난 2012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시즌말에 열린 윈저클래식에서 첫승을 거둔 백주엽은 3년간 활동하다 지난 2015년 시즌은 병가를 냈다. 클럽을 완전히 놨다. 어깨 뼈가 힘줄을 누르는 통증으로 클럽을 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 해를 온전히 쉬고 지난해부터 투어에 복귀했다. 11개 대회에 출전해 6개 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했다. 그리고 겨울 전지훈련에서 예전 감각을 되찾았다. “전지훈련에서 숏게임을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코스 상태는 훌륭합니다. 오늘처럼 숏게임과 퍼팅이 잘 들어가면 승산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는 오후에는 병원으로 향했다. “라운드를 마치고 긴장이 풀리니까 허리가 아파오는 것 같아요. 남은 대회 때까지는 아무 일 없어야 할 텐데.”
최연소 출전자 김민규? 2001년3월24일생. 올해 나이 16세로 최종전 출전자 144명 중에 가장 어린 김민규는 버디 4개에 보기 3개로 1언더파 70타를 치면서 본선 진출권을 얻었다. 7살에 골프를 시작해 9년만에 프로가 됐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실력과 노력을 바탕으로 실력은 부쩍 부쩍 늘었다.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송승회 코오롱스포츠단 단장도 김민규 선수 부자를 잘 알고 지낸다. 최경주골프재단에서도 후원을 받는다. 그래서 그의 롤 모델은 최경주다. “최경주 프로님처럼 어려운 환경에서도 큰 업적을 낸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답한다. 지난 2년간 국가대표로 뛰면서 한국오픈에 출전했었다. 나이가 어려 국내에서는 프로에 데뷔하지 못하고 영국의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에서 데뷔했지만 6월에 한국오픈에서의 최연소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우정힐스 출신 강지만
우정힐스 프로 출신 강지만- 투어 16년차인 신한동해오픈 우승자 강지만(41)은 이날 버디 6 보기 3개로 3언더파 68타를 쳐 4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강지만은 우정힐스와는 인연이 깊다. 2003년부터 6년간 소속 프로로 활동했다. 2006년 한국오픈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3타를 치면서 양용은에 이어 2위를 했다. 그해 2006년 최경주를 제치고 신한동해오픈에서 첫승도 올렸다. 우여곡절도 있다. 허리 부상으로 2012~13년은 시드를 잃기도 했다. 티칭프로 생활도 하고 스크린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투어에의 열망을 잃지 않고 올해 시드를 땄다. “한국오픈은 최고의 대회이고 우정힐스 골프장도 좋은 인연이 있는 만큼 올해는 본선 무대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겠다.” 한국오픈 예선전이 우수한 기량을 갖춘 선수라면 나이와 환경을 막론하고 모두에게 열린 오픈 대회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18홀 도는데 4시간3분 주파
올해 KGA는 대회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다 빠르고 박진감 넘치게 하기 위한 ‘아웃오브포지션(Out of Position)’ 제도를 실시한다. 대회 관계자는 “경기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은 세계적인 경향이고 이미 지난 매경오픈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선수들이 정해진 위치(포지션)를 맞추지 못했을 때 경기위원들이 경기진행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제도다. 예컨대 파3 홀에서 앞 조가 다음 홀의 티샷을 마치기 전에 티잉 그라운드에 도착해야 한다. 파4 홀에서는 앞 조가 홀 아웃 전에 티샷을 마쳐야 한다. 파5 홀에서는 앞 조가 홀 아웃 하기 전에 세컨드 샷을 마쳐야 한다. 선수가 이 규정을 두 번째 위반할 때부터는 1벌타를 주는 등 벌칙도 엄격하다. 이날 가장 빠른 조는 4시간3분만에 18홀 라운드를 모두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