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출, 생산, 투자, 소비 등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차기 정부가 경제 회복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근혜 정부 4년간 메르스, 세월호, 최순실 사태 등 잇따른 사건 사고와 글로벌 경제 침체로 경제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평균 성장률은 2.88%로 과거 어느 정부보다 낮았고 세계 경제 평균 성장률을 한 번도 웃돌지 못했다.
추가경정예산은 무려 3차례나 편성했다. 2013년 세수 결손을 메우고자 17조3000억 원 규모의 ‘슈퍼 추경’을 편성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메르스 사태에 따른 내수 진작을 위해 11조6000억 원, 지난해에는 기업 구조조정 등 실업대란 대비용으로 11조 원을 추가 편성했다.
수출은 22개월 연속 감소했고 청년실업률은 관련 통계조사가 시작된 1999년 이후 역대 최고치인 9.8%를 기록하며 고용절벽, 취업절벽 등 각종 신조어를 양산했다.
가계부채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리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가계부채는 지난 4년 동안 380조5000억 원이나 급증해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부상했다.
처참했던 경제 성적은 대선을 앞두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9%를 기록해 당초 예상치를 웃돌았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4년 1분기(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이 5개월 연속 늘어난 영향이 컸다. 통계청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취업자 수는 2626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6만6000명 늘어 1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도 60.2%로 3월 기준으로는 1997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였다.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를 반영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대우조선 회사채 만기,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중국의 사드 보복 등 각종 리스크로 인해 우리 경제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했지만 현재 이런 위기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습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수출을 비롯한 경제여건이 좋은 편이어서 기회를 잘 살린다면 2%대 중반을 넘어 본격적인 성장세를 되찾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6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연설에서 “아시아는 앞으로 2년간 5%대의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감으로써 세계 경제의 성장을 지속해 견인할 것”이라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수출을 중심으로 실물부문 회복 조짐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