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가 7일 오전 8시(한국 시간 오후 3시)부터 프랑스 각지에서 시작됐다. 사전 여론 조사에서 중도 신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산업디지털장관(39)이 반 유럽연합 (EU)을 내건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48)를 따돌리고 우세한 상황. 프랑스 국민의 결정은 유럽의 결속을 시도하는 분수령이 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투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오후 7시(한국 시간 8일 오전 2시)에 마감된다. 파리 등 일부 대도시에서는 오후 8시 (8일 오전 3시)까지 실시된다. 유권자 수는 약 4700만 명. 투표 종료 직후부터 각 여론조사기관들이 결과 예상을 발표할 예정, 7일 자정(8일 새벽)이면 거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대선은 프랑스 정계를 양분해온 공화당·사회당이 모두 결선 진출자를 내지 못한 최초의 선거다. 프랑스에서는 60년 가까이 중도 우파 공화당과 중도 좌파 사회당 후보가 대통령 자리를 차지해왔다. 하지만 4월 23일 실시한 1차 투표에서는 양대 정당의 후보가 모두 낙선, 결선 투표는 친 유럽을 내세운 마크롱과 반 유럽을 호소하는 르펜의 싸움이 됐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2016년 6월 국민 투표에서 EU 탈퇴를 결정, 르펜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EU 붕괴 결정타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 보호주의적 통상 정책을 내거는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탄생한 만큼 반 세계화의 물결이 가속화할지 여부를 점 치는 선거로도 자리 매김하고 있다.
마크롱 후보는 프랑스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후 로스차일드의 프랑스 부문에서 투자 은행가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정권에서 경제산업디지털장관을 맡았지만, 정치 경험은 없다. 대선에서는 EU 통합 추진과 경제 개혁에 따른 경기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르펜 후보는 FN의 창시자 장 마리 르펜의 딸로 변호사이기도 하다. 높은 실업률의 원인이 EU와 이민자 유입에 있다고 주장, EU로부터의 탈퇴를 묻는 국민 투표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반 유대주의 등 FN 과격 노선을 수정하고 엄격한 이민 규제 등을 앞세워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