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반도체 사업에 힘입어 비수기인 1분기에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 1분기 매출 50조5500억 원, 영업이익 9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조2000억 원 늘었고, 영업이익률도 13.4% 에서 19.6%로 상승했다. 비수기인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이며, 2013년 3분기(10조1600억 원) 이후 가장 높다.
1분기 실적은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 호조가 견인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영업이익 6조31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기존 반도체 최대 실적인 지난해 4분기(4조9500억 원) 영업이익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디스플레이도 LCD 판가 강세와 플렉시블 OLED 판매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대폭 상승했다. 세트 사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감소, TV 패널 가격 강세 영향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하만의 실적도 이번 실적에 반영됐다. 인수 절차가 완료된 3월 11일 이후의 실적만 반영돼 규모는 크지 않다. 2분기 실적부터는 하만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별도로 제공할 계획이다.
2분기 실적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갤럭시S8 판매 확대 등 무선 사업 실적도 개선되면서 전사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은 고용량ㆍ고부가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시스템LSI도 10나노 AP와 DDI 공급 증가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OLED도 주요 거래선의 플렉시블 제품과 외부 거래선 수요에 적극 대응해 판매 증대와 견조한 이익을 유지할 계획이다. 세트 사업은 △갤럭시S8의 글로벌 판매 확산 △QLED TV 등 신제품 판매 확대 △에어컨 성수기 효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투자도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 1분기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5조 원, 디스플레이에 4조2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올해 전체로 보면 V낸드, 시스템LSI와 OLED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전장 사업 등 IT 업계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회사 측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 확보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전략적 투자와 M&A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그러나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따라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에 있어 어려움도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