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째 하락하며 3주일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누그러진 데다 월말과 연휴를 앞둔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나왔다. ING생명과 넷마블 등 최근 IPO 대어에 대한 청약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투자물량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장막판에는 최근 하락에 따른 당국의 개입 추정 물량으로 낙폭을 만회하는 흐름을 보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오늘밤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강달러로 이어지는 트럼프 트레이드로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미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가 6000선을 돌파하는 등 랠리를 보였지만 달러로 까지는 영향이 미치지 못했다고 봤다. 트럼프 세제개편안이 예상밖의 결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원·달러는 전저점인 1110선을 테스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밤사이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7.5/1128.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25.4원) 보다 2.9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10.99포인트(0.50%) 오른 2207.84를 기록해 2200선에 올라섰다. 이는 2011년 5월2일 2228.96 이후 5년11개월만 최고치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2927억66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원·달러가 하락하는 분위기였다. 장막판에는 정부 개입성 종가관리로 반등하는 모습이었다. 특별한 자금이나 네고 및 결제 수요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밤 트럼프 세제개편안이 나올 예정인 가운데 큰 이벤트 없이 넘긴다면 원·달러는 계속 하락할 것 같다. 리스크 온 분위기인데다 월말과 연휴를 앞두고 네고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다. IPO 물량도 있어 월말쯤엔 1120원을 하향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되는 분위기다. 트럼프가 예고했던 세제개혁안을 두고도 트럼프 트레이딩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미 국채금리와 주가 상승으로만 이어질 뿐 달러는 권역별로 달리 반응했다. 달러·엔은 상승했고, 유로는 강세를 보였다. 아시아시장에서 달러는 중립수준이었다”며 “원·달러는 월말을 앞두고 있는데다 IPO 관련 수요로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선박 인도시점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도 무역수지가 20일까지 굉장히 좋았다. 5월 첫째주까지는 하락쪽으로 방향을 잡을 듯 하다. 전저점이 1110원선이었다는 점에서 이를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59엔 오른 111.43엔을, 유로·달러는 0.0005달러 상승한 1.0930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