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일자리 공약’ 예산 문제를 놓고 맞붙었다. 유 후보는 ‘공공일자리 81만 개 창출’ 공약의 소요 재원이 과소 책정됐다고 주장했고, 문 후보는 “이미 계산이 다 된 것”이라고 대응했다.
유 후보는 25일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가 주최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5년간 공공일자리 81만 개를 창출하는 데 21조 원이 소요된다는 문 후보의 공약을 문제삼았다.
그는 “81만 개 일자리를 만드는 데 5년간 21조 원, 1년에 4조2000억 원이 든다는데, 이것을 81만 개로 나누면 1년에 500만 원, 월 40만 원이 된다”며 “월 40만 원짜리 일자리 81만 개를 만들겠다는 거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81만 개 가운데 정부 예산이 전액 투입되는 공무원이 17만 개, 나머지는 공공기관 일자리”라며 “공공기관의 경우 자체 수익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예산이 다 소요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유 후보는 “직접 계산해봤냐”고 물었고 문 후보는 “계산은 밝혔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공공부문 일자리(17만개)를 뺴고 4조 원으로 5년동안 공공기관 64만 개를 만든다는 것도 황당한 주장”이라며 “17만 명 공무원을 9급 초봉으로 계산해도 1년에 4조3000억 원이 든다. 그것만 해도 21조 원이 훨씬 넘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계산도 제대로 안 해보고 재원을 너무 낮춰 잡은 것 아닌가. 다시한번 점검해 보라”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문 후보는 “더 자세한 건 유 후보님이 (캠프의) 정책본부장하고 토론하는 게 맞겠다”며 즉답을 피한 채 공방을 끊으려 했지만, 유 후보는 “늘 ‘일자리, 일자리’ 하면서 소요 재원도 제대로 이야기 못 하신다”고 몰아세웠다.
문 후보가 “이 정도 하시고요”라고 하자 유 후보는 “저더러 정책본부장이랑 토론하라니 너무 매너 없으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남의 정책 비방 마시고 본인 대안을 말해달라”며 “유 후보가 (박근혜 정권의)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운다)’를 주도했는데…”라고 반격했다. 이에 유 후보는 “줄푸세 한 분(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문 후보 캠프에서 정책 맡고 계시다”고 맞받아쳤다.
유 후보는 그러자 ‘1분 발언권 찬스’를 얻어 문 후보에게 “일자리를 가장 강조하는 문 후보가 소요 재원도 분명히 말하지 못하면서 캠프 정책본부장에게 물어보라고 하는 것은 오만한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줄푸세 공약은 내가 만든 게 아니며 그 것을 만든 사람은 지금 문 후보 캠프에서 경제 정책을 만들고 있다”며 “그런 말은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이미 여러 차례 정책을 발표하면서 재원까지 밝혔는데 유 후보가 토론회 때마다 물으니까 그런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