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BC)이 23일(현지시간) 열리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게 되면 긴급 유동성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정책위원인 이그나지오 비스코는 미국 워싱턴 D. 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춘례회의에서 “중앙은행은 앞으로 닥칠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동성 공급을 지원해 신속하게 개입하는 게 현재로서 우리가 가진 방법을 고려할 때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즉 프랑스 대선 결과에 시장이 혼란을 겪으면 ECB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중도파인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1, 2위를 다투는 것으로 나왔다. 2차 투표는 다음 달 7일이다. 2차 투표에서는 마크롱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데 대선을 앞두고 수도인 파리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해 르펜의 지지율이 결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르펜은 반테러, 반이슬람 정책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르펜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면 금융 시장은 흔들릴 수 있다. 르펜은 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블룸버그통신은 르펜의 공약과 달리 프랑스 유권자 대다수가 EU에 남아 유로화를 쓰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르피가로 신문이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72%가 단일 통화를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만약 르펜이 2차 투표에서 1위를 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프랑스 국채의 신용등급이 떨어져 ECB가 지원하지 못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CB의 정책위원장인 에발트 노보트니는 “프랑스 은행이 긴급 유동성 지원(ELA) 한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은행들에 돈을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그런 대처는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어떠한 특별한 움직임도 필요 없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프랑스 중앙은행의 프랑수아 빌루아 드갈로 총재는 대선 전 중앙은행의 준비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ECB 본부 측도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