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8대에 이어 19대 대선에서 맞붙으며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선거자금 마련을 위한 ‘쩐의 전쟁’ 승자에도 관심이 쏠린다.
후보들은 정부의 선거보조금 외에 후원금 모금이나 자체 펀드, 대출 등으로 이번에 최대 500억 원 규모의 선거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후원금의 경우 펀드나 대출처럼 돈을 돌려주거나 갚을 필요가 없는 만큼 후보로선 가장 선호할 수밖에 없는 자금 마련 통로다. 그렇지만 문 후보와 안 후보 측은 후원금 모금액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 ‘1000만원’ 고액후원, 문재인에 쏠려 = 그렇다면 2012년 후원금 모금 성적은 어땠을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28억9001만2000원, 선거일을 보름여 앞두고 중도하차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5억7022만1000원을 각각 모았다.
이투데이가 19일 선관위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이들의 후원회 회계 보고서를 보면, 문 후보는 고액후원금 모금액도 안 후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6월 하순 후원회가 열리자마자 참여정부에서 함께 일한 변양균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후원금 한도액인 1000만원을 입금, 선거 전날인 12월18일까지 45명이 1000만원씩 보냈다.
역시 참여정부에 몸담았던 박남춘 의원, 전해철 의원에 이번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가 사임한 장영달 전 의원, 이해성 전 한국조폐공사 사장, 문미숙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대표 등이 고액후원자다. 차병직, 김상봉, 이석범, 송철호, 최영도 변호사 등 법조인도 눈에 띈다. 문 후보의 18대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안도현 시인은 선거 전날 1000만원을 후원했다.
안철수 후보는 8명에게서 각각 1000만원을 후원 받았다. 안랩 인사들이 적잖다는 점이 특징이다. 권치중 대표, 김기인 전무, 성백민 상무, 조시행 전 ㈜안랩 연구소장, 김홍선 전 대표 등이 릴레이 후원했다. 이외에 안 후보의 장인인 김우현 씨, 후원회장을 맡았던 조정래 작가도 보탰다.
박근혜 후보의 경우 캠프에 몸 담았던 서병수 부산시장, 권영세 전 의원, 서상기 전 의원, 그리고 박근혜정부에서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지낸 안홍철 씨,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을 지낸 장석일 씨 등 34명에게서 1000만원을 후원 받았다. 조태권 광주요 회장, 변탁 전 태영건설 부회장, 신동우 나노 대표 등 기업인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박근혜 후보의 고액후원자 34명 중 22명은 생년월일이나 주소 등 개인정보를 밝히지 않아 신원 확인이 어렵다. 문 후보는 45명 중 11명만이 정보를 미공개했다.
◇ 문재인‧박근혜, 당 경선 후원금은 얼마? = 여기까지는 대선 본선에서의 고액후원 내역으로, 이에 앞서 문 후보와 박 후보는 당 경선을 치르면서 후원금을 따로 걷었다.
문 후보가 8월부터 10월 중순까지 걷은 후원금은 8억6414만원이었으며, 현재 선대위에서 ‘가짜뉴스대책단장’을 맡은 문용식 전 아프리카TV 사장 등 8명이 1000만원씩 냈다.
박 후보는 7월부터 두 달 간 15억4146만원을 후원 받았다. 그 중 3분 1 가량은 53명에게서 1000만원씩 받아 채웠다. 박근혜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의원,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이주영 의원, 문화체유관광부 장관을 지냈던 조윤선 전 의원, 빙그레 회장인 김호연 전 의원 등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