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행렬…박진수 LG화학 부회장만 빠진 이유는?

입력 2017-04-18 14:39 수정 2017-04-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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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계열사 최고경영진들이 일제히 자사주를 사들이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박진수<사진> LG화학 부회장만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아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LG 경영진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자사주 매입에 박 부회장이 나서지 않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LG전자 주식 5000주를 매입한 것을 비롯,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이 각각 8341주, 2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LG그룹은 각 계열사 경영진들이 일정한 시기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책임경영을 확고히하는 것은 물론, 실적 개선에 대한 의지 표명의 차원에서다.

박 부회장은 2012년 CEO로 취임한 뒤 지난해 10월 24일(보통주 700주 매입) 기준으로 7번이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또 CEO에 오르기 전 사업본부장 때까지 포함하면 총 10번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 총6357주의 LG화학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올 들어 처음으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LG의 주력 계열사 CEO들이 모두 자사주를 매입하는 상황에서 LG화학을 이끄는 박 부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는 것을 두고 시장에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 계열사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사는 상황에서 박진수 부회장만 빠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박 부회장 역시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했던 것에 비춰볼 때,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LG화학이 인수ㆍ합병(M&A)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란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M&A를 앞두고 섣불리 자사주를 매입했다가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취득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그동안 M&A에 다소 소극적인 그룹 분위기와 다르게, 최근 굵직굵직한 M&A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바이오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면서, 동부팜한농과 LG생명과학을 인수했다.

박 부회장은 특히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M&A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기업을 성장시키는 방법에는 기존 사업의 인위적 확대와 연구개발(R&D) 투자가 있지만, 아주 파워풀한 것 중 하나가 M&A 아니겠느냐”면서 “사업 전략에 부합하는 좋은 물건이 있다면 M&A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LG화학이 추가적인 M&A에 나선다면, 그룹 전체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자동차 전장사업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 차량용 배터리 산업을 신성장사업으로 낙점한 LG화학은 지난해 자동차 경량화 사업과 관련한 미국 자동차 복합재료기업 CSP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전장사업 다각화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이와 관련, LG화학 관계자는 “최고경영진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나 메시지 전달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해왔지만, 특정한 시기를 정해두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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