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족 직장인 김은경(33세) 씨는 습관처럼 출근길 집 앞 편의점에서 주스나 우유를 사고, 퇴근길에는 집에서 간단히 먹을 김밥이나, 맥주와 안주를 사 오곤 한다. 심지어 업무가 바쁠 때에는 점심시간에 편의점 도시락을 사다 먹기도 해 아침, 점심, 저녁으로 편의점에 들를 때도 있다. 김씨에겐 편의점이 이젠 일상 다반사가 됐다.
지난 4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최근 1~2인 가구의 증가로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가 20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혼족’들이 편의점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퇴근 후, 편의점에서 맥주나 주전부리를 사며 하루를 마감하는 ‘편퇴족’에 이어 출근길에 아침 대용식이나 드립커피를 마시며 오전을 여는 ‘편출족’ 등의 신조어도 생겨났다.
◇ 직장보다 먼저 편의점에 출근 도장 = 2030 여성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착즙주스는 편의점의 출근길 인기 상품이다. 흥국에프엔비가 GS25 편의점을 통해 최근 선보인 ‘수가 착즙오렌지 100%’가 대표적이다. 프리미엄 아몬드로 만든 식물성 음료인 ‘아몬드 브리즈’도 깔끔하고 담백한 맛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아몬드를 물에 갈아 만든 식물성 음료로, 일반 우유보다 칼로리가 낮고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이들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정식품의 ‘베지밀 아몬드와 호두 두유’는 건강 음료인 두유에 두뇌에 좋은 견과류인 아몬드와 호두를 결합한 제품도 인기다.
죽도 아침에 편의점을 찾는 혼족들의 든든한 아침 대용식이다. 상온에서 판매하는 캔에 든 죽에서 냉장 상태로 판매하는 죽까지 다양한 맛의 상품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프리미엄급 죽도 인기다. GS25에서 선보인 ‘아침엔본죽 보양죽’은 닭가슴살과 전복, 인삼이 들어간 전통적인 보양식을 편의점 콘셉트에 맞게 출시한 제품으로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고자 하는 혼족들을 겨냥했다. 이 밖에도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 등도 꾸준히 편출족에게 사랑받고 있다.
◇ 퇴근 후에 집보다 편의점으로 = 간편식이나 도시락을 활용해 저녁을 해결하려는 편퇴족들의 발걸음은 집보다 편의점을 먼저 찾는다. 가스레인지에 물만 부어 바로 끓여 먹는 찌개와 탕은 혼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간편식이다. GS25의 자체 브랜드 상품인 ‘유어스 모둠햄부대찌개’는 모든 재료가 세척부터 손질과 커팅까지 돼 있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포장된 재료를 그 용기에 그대로 잘 섞어 물만 부어 6분간 끓인 후 라면 사리를 추가해 2분간 더 끓이기만 하면 감칠맛이 살아 있는 부대찌개가 완성된다. CU는 국내산 돼지창자에 당면을 채운 순대와 돼지 볼때기 살 등을 담은 순댓국밥을 선보였다. 국물 맛을 내고자 일반 분말 수프가 아닌 국내산 돼지고기 뼈를 고아 우려낸 진액을 별첨했고, 다진 양념과 들깻가루도 따로 담아 취향에 따라 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레인지에 3분간 데우면 완성된다.
혼족들의 저녁 메뉴로 ‘편의점 도시락’을 빼놓을 수 없다. 세븐일레븐은 ‘남도떡갈비도시락’ 출시를 시작으로 지역 전통 메뉴를 적극 활용한 도시락을 대거 내놓을 예정이며, CU는 도시락을 비롯해 주먹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 카테고리 신상품 출시를 기존 주 1회에서 2회로 확대하고 출시 예정 상품 수 역시 평소보다 50% 이상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