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적립월(2월 9일부터 3월 8일까지) 외국계은행들을 중심으로 초과 지급준비액(지준금)을 두 배나 늘린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60여 개 은행이 지준을 쌓고 있으며 모든 은행들이 지준을 적립하는 데 있어 여유롭게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외국계은행 중 2곳이 과하게 지준을 남겨둔 탓이다. 개별 은행 자금부 결정에 따라 그렇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지급준비제도란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대량 예금인출 등 비상 상황을 대비해 지급준비율이라는 일정 비율로 중앙은행에 예치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재형저축에 대해서는 0%, 정기예금 및 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에 대해서는 2%, 기타예금에 대해서는 7%의 지준율이 적용된다. 아울러 초과 지준금에 대해 한은이 금융기관에 주는 이자는 없다.
지준금을 많이 쌓는다는 것은 은행들이 그만큼 남는 자금에 대해 운용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우선 자금조달 비용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져 굳이 자금운용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최근과 같이 FX스와프 포인트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상태에서는 이자를 받으면서 자금을 빌려오는 게 가능하다. 또는 신용한도(리밋)가 적거나 지준 마감일 무렵 돈을 빌려줄 만한 여타 은행의 자금 사정도 풍부해 마땅히 자금을 돌릴 곳이 없을 때도 발생한다.
한 은행의 자금부장은 “일반적으로는 자금조정예금에라도 돈을 예치해 약간의 이자를 받지만 이는 이것마저도 포기한 사례”라며 “최근 외국계은행 특히 중국계와 일본계 은행이 비즈니스를 넓히면서 리밋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벌어진 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8월에는 해당 은행의 전산 오류로 특수은행 초과 지준금이 1605억1980만 원까지 급증하는 사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