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왜 드레스 길이를 줄였을까

입력 2017-04-08 11:31 수정 2017-04-0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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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남편의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바쁜 한 주를 보내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도 막내 아들 배런의 뒷바라지를 위해 워싱턴D.C에 있는 백악관에 입주하지 않고 기존 자택인 뉴욕 트럼프 타워에 머물렀다. 이따금 공식 행사나 국빈 영접 때 얼굴을 내밀긴 하지만 사실상 퍼스트 레이디 역할은 맏딸인 이방카가 도맡아해왔다.

그러나 이번 주는 연이은 국빈 방문에 쉴 틈이 없어보인다. 미국을 공식 방문한 라니아 요르단 왕비가 섭섭해하지 않게 함께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특히 남편인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의 6~7일 첫 정상회담이 세기의 담판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으면서 퍼스트 레이디로서 내조가 불가피한 상황. 정상 부부 동반 회동과 만찬·오찬은 물론,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와 동행하며 배우자 외교에도 나섰다. 은둔형 퍼스트 레이디로 알려진 멜라니아 여사에겐 큰 부담일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와의 기념 촬영을 위해 나란히 섰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와의 기념 촬영을 위해 나란히 섰다. AP연합뉴스

하지만 모델 출신 퍼스트 레이디의 활동은 패션 마니아들에겐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 1월 20일 남편의 대통령 취임식 당일부터 패션에 관한 한,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극찬을 받았다.

당시 그는 미국 디자이너 ‘랄프 로렌’의 파우더 블루 색상 캐시미어 드레스와 톱, 여기에 같은 색상의 장갑과 힐을 착용했다. 취임식 전날 알링턴국립묘지 방문 시에는 이민자 가정 출신 디자이너인 ‘노리솔 페라리’의 검은색의 무릎길이 코트를 착용했다. 유럽 명품 브랜드를 워낙 좋아해 비판을 받아온 멜라니아 여사로서는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얼마 전 공개된 멜라니아 여사의 첫 공식 초상화 의상은 예외다. 백악관에서 촬영된 사진 속 멜라니아 여사는 특유의 굳은 표정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의 블랙 재킷에 검은 스카프를 두르고 있다. 손에는 트럼프가 2014년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선물한 25캐럿 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팔짱을 끼고 있다. 이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모델 출신으로서 아름답기는 하지만 표정이 너무 굳어 있다”, “접근하기 어려워보인다”, “팔짱을 끼고 있다는 건 자신을 방어하고, 타인에게 다가가길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의 표현이다”라는 지적이 나오는 등 부정적인 평가 일색이다.

그러나 멜라니아 여사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다시한번 빼어난 패션 감각과 스타일을 선보였다. 영국 가디언은 멜라니아에 대해 퍼스트 레이디로서 패션 전략이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멜라니아는 정상회담 첫날인 6일 만찬에서 목과 어깨가 드러나면서 무릎을 덮는 데이지 꽃이 수 놓아진 레드의 민소매 드레스를 입었다. 구두는 그녀가 애용하는 프랑스 브랜드 ‘크리스찬 루부탱’의 715달러짜리 스틸레토 힐. ‘레드’는 중국에서 행복과 행운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색상. 멜라니아가 붉은색을 선택한 것은 이런 중국 문화에 대한 배려로 해석됐다. 목과 어깨가 드러난 단순한 디자인은 다른 문화에 열린 태도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다만 가격은 그다지 착하지 않다. 이 드레스는 이탈리아 명품 ‘발렌티노’ 제품으로 벌에 약 5500달러다.

앞서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는 2015년 남편인 윌리엄 왕자가 시 주석과 부인을 만났을 때 붉은색 제니 팩햄 드레스를 입었고, 미셸 오바마 전 퍼스트 레이디는 2011년 알렉산더 맥퀸의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레드’는 중국 정상급 인사를 만날 때면 으레 드레스 코드인 셈이다.

▲니먼마커스의 온라인 몰에 게재된 발렌티노의 데이지 자수 드레스.
▲니먼마커스의 온라인 몰에 게재된 발렌티노의 데이지 자수 드레스.

여기까지는 좋았다. 멜라니아의 레드 드레스는 또 다른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입은 발렌티노 드레스의 원본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 드레스는 미국 명품 백화점 니만마커스에서 5490달러에 팔리고 있는데, 원본의 길이가 더 길다. 니만마커스의 온라인 몰에 게재된 드레스는 길이가 발목까지 오지만 멜라니아의 드레스는 무릎에서 약간 더 내려오는 정도다. 멜라니아 여사가 길이를 줄여서 입은 것이다.

이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멜라니아의 다리가 발렌티노 모델보다 더 길어서 그런거다” “예쁜 다리 자랑하려고 잘랐나보다”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멜라니아한테까지 시비를 걸지는 말자”는 등의 반응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영부인의 드레스 길이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번 멜라니아의 드레스는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청삼)를 개량한 푸른 드레스를 입은 펑리위안 여사와 아주 조화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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