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 55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 전 수석은 "대통령 관련해서 참으로 가슴 아프고 참담한 그런 심정"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수사 외압 의혹 인정하나', '공무원 인사에는 왜 개입했냐'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모든 것은 오늘 검찰에서 성실히 조사받으며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아직도 최순실(61) 씨를 몰랐다는 입장인지 확인하는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답변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피의자 신분인 우 전 수석을 상대로 민정수석 업무와 청와대 의사결정 구조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은 조만간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수사기간 종료를 앞둔 시점에 청구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재청구하면 100% 발부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특검 수사결과를 넘겨받은 검찰은 세월호 수사 당시 실무 책임자였던 윤대진(53· 25기) 부산지검 2차장검사(당시 광주지검 형사2부장)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은 수사팀에 압력을 넣어 청와대로 책임론이 옮겨가지 않도록 조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 해 6월 5일 해경 본청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 해경 상황실 전산 서버를 제외하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수사팀은 최근 우 전 수석을 조사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47명을 참고인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은 세월호 수사 외압 행사 외에도 △최 씨가 권한 없이 국정에 개입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대책을 수립하며 사태를 무마하려고 시도한 혐의 △문화체육관광부 등 고위 공무원을 표적 감찰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우 전 수석을 한차례 불러 탈세와 회사 자금 횡령, 아들 의경 보직 특혜 등 여러 의혹에 관해 조사했지만 이렇다 할 혐의점을 특정하지 못했다. 오히려 우 전 수석이 조사 도중 팔짱을 끼고 여유롭게 검사를 대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알려져 수사 공정성에 잡음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