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금융 시장의 ‘1등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비은행 부문 강화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 금융그룹’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 등 4대 금융사의 당기순이익(지배주주귀속)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2조16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다.
글로벌 금리 상승 기조로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했지만,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으로 인한 대출성장 둔화가 1분기 순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사별로는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반면 KB금융은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무엇보다 금융 시장에서 1, 2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컨센서스 차이가 눈에 띈다.
신한금융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671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7714억 원보다 13.0% 하락했다. 그러나 KB금융은 56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1분기 컨센서스가 대조적인 이유는 수익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 수년간 이렇다 할 인수합병(M&A)이 없었고, 사업 포트폴리오가 더디게 개선되는 등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KB금융에 대한 시각은 다르다. 2014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이어 지난해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하는 등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재무통’으로 꼽히는 윤종규 회장의 비은행 부문 강화에 대한 경영적 판단이 더해지면서 성장의 발판을 제대로 마련했다는 분석이 많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은 현대증권 100% 자회사 편입과 향후 KB손보, KB캐피탈 지분 확대를 통해 수익성과 이익안정성이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는 올해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B금융은 여러 지표에서 이미 신한금융을 앞서고 있다.
KB금융은 2012년 12월 이후 4년여 만인 지난 1월 신한금융의 주가를 추월하며 ‘대장주’ 자리를 재탈환했다. KB금융의 주가는 2008년 지주회사 출범 이후 줄곧 신한금융을 앞서다 2011년 5월에 추월당한 적 있다.
KB금융의 자산 규모는 이미 신한금융을 넘어섰다.
KB금융의 지난해 말 자산은 375조7000억 원이며, 계열사의 신탁자산 등을 포함할 경우 총자산은 590조 원에 달한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신탁자산 포함)은 490조1000억 원이다.
신한금융은 9년 연속 순이익 1위를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불안한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2조487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KB금융과의 순익 격차는 좁아지고 있다. 2014년 7845억 원에서 2015년 6689억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6311억 원으로 전년보다 370억 원가량 더 좁혔다.
KB금융은 지난해 2조143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에 KB국민은행, KB증권에서 시행한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 8447억 원이 반영된 것을 고려하면 신한금융과의 순익 격차는 사실상 비등한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