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가 약 한 달여 만에 620선을 회복하는 등 상승세다. 4월 어닝시즌을 앞두고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관망세로 접어든 가운데, 대체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24포인트(1.49%) 오른 628.52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월 22일 621.39를 기록한 이후 27거래일 만의 620선 회복이다.
코스닥 지수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 기간 1112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기관 투자자 역시 63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에 대해 대체 요인의 효과가 크게 반영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형주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반영돼 투자자의 경계심이 높아졌고, 호실적 달성 여부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대형주의 주가 상승이 대부분 외국인, 기관 투자자에 의존한 만큼 ‘큰 손’들이 국내 증시에서 대체 투자처를 찾고 있고, 이 점이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또 4차 산업혁명과 조기 대선 국면 등 잇따른 정치ㆍ사회 이슈가 관련 테마주를 양산하면서 주가가 급등해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지난달 31일 라이프리버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가격제한폭(30.00%)까지 치솟았다. 넥스트칩과 모비스는 4차 산업혁명 관련주로 분류되며 같은달 28일 동반 상한가에 등극했다. 갤럭시아컴즈와 네오오토는 더불어민주당의 신성장특별위원회 발족과 관련해 테마주로 분류되며 상한가에 이름을 올렸다.
관계 기관은 코스닥 지수 상승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는 올 들어 삼성전자 등 대형주의 주가 상승 곡선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코스피 지수의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주가가 200만 원을 넘어섰고,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1일 2180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돌파했다.
하지만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700선을 회복하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상황에 빠졌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행진에 코스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대형주에 집중된 연기금 등 기관의 투자 행태에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부장은 “코스닥 시장에 존재하던 중소형주 수급의 문제점이 해소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측면은 있었기 때문에 양측의 밸류에이션을 좁히려는 시도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코스닥 상승 국면에 의미를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