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 3국이 일제히 스위스 대표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이 고객의 탈세를 방조한 의혹 조사에 착수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조세회피처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던 스위스 이미지도 후퇴하게 됐다.
CS는 이날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사무실이 고객 세금 문제로 현지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당국은 수사 중에 두 명을 체포했으며 독일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관련됐다고 밝혔다. 유럽 각국은 물론 호주 당국도 CS를 조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스위스의 돈세탁에 대해 수십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펼쳐와 스위스 은행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비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그런 CS가 전면적인 조사를 받으면서 이런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한편 CS에 대한 조사는 국제 분쟁을 촉발할 수도 있다. 스위스 연방 법무부는 “유럽사법협력기구(Eurojust)가 이번 조사에 개입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밝혔다.
CS는 “우리는 고객들이 세금 규정을 완전히 준수하도록 하는 전략을 펼쳤다”며 “아직은 조사 관련 정보 수집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세가 통제가 강화되기 전 계좌와 관련 있는지 여부는 전해지지 않았다.
번스타인의 치란탄 파루아 애널리스트는 “스위스 은행에 국제적 조사가 다시 시작되면 스위스는 해외 고객의 돈을 관리하는 비즈니스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조사가 계속될수록 스위스 은행들이 관리하는 해외자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세청(HMRC)은 “글로벌 금융기관과 이 기관 일부 직원들이 일으킨 탈세와 돈세탁 등 범죄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조에 나선 네덜란드 검찰은 보석과 자동차 그림 금괴 등을 압류했다. 네덜란드 경찰이 CS 탈세 의혹과 관련 보석과 시계 등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