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수ㆍ합병(M&A)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효과에 유럽 기업들의 인기가 치솟고 미국은 가라앉고 있다.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한 M&A가 이번 1분기에 2153억 달러(약 241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고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톰슨로이터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2008년 이후 유럽에서 M&A가 가장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FT는 전했다. 존슨&존슨(J&J)이 300억 달러에 스위스 생명공학업체 액텔리온을 사들였고 이탈리아의 룩소티카와 프랑스의 에실로의 500억 유로 규모 합병도 일어났다. 또 워런 버핏이 뒤에 있는 미국 식품 대기업 크래프트하인즈의 1430억 달러 유니레버 인수가 합의에 이르렀다면 그 규모는 더욱 커졌을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트럼프 랠리에 실탄이 풍부해진 미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유럽 경쟁사 사냥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이번 분기 미국의 해외 M&A 규모는 114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블레어 에프론 센터뷰파트너스 공동 설립자는 “유럽 경제성장이 좀 더 가속화하고 정치적으로도 안정적일 것이라는 낙관론이 커지면서 이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M&A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M&A는 전년보다 7% 늘어난 7265억 달러를 기록했다. 씨티그룹의 기관고객 부문 레온 칼바리아 회장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사실 지금은 매우 낙관적인 분위기”라며 “그러나 기업 경영진들은 확고한 전망이 없다면 M&A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 기업의 미국 M&A는 전년보다 약 25% 줄어든 869억 달러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기업 간 M&A 증가율도 3%에 불과했다.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에 미국을 대상으로 한 딜이 위축되고 미국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려는 중국 기업은 자국 정부의 강한 자본유출 통제라는 장애물을 만났다고 FT는 설명했다.
아시아는 중국의 부진에 유일하게 M&A 활동이 감소했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합의한 M&A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의 불허로 딜이 무산되는 어려움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