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선 4가지 가능성을 상정할 수 있다. 첫째, 호남 민심의 분열이다. 즉, 호남지역 유권자들이 세대별로 갈라져 50대 이상은 국민의당을 지지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20~40대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50대 이상은 국민의당 경선에 참여하고, 20~40대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이른바 ‘호남 양다리론’이다. 즉, 호남 유권자들은 정권 교체를 위해 가능성 있는 두 후보에게 양다리를 걸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셋째, 두 정당 모두 말은 국민 참여 경선이지만, 실제로는 조직에 의해 치러진 선거였다는 가정이다. 이 경우, 일반 유권자들보다는 조직에 의해 동원되거나 조직에 속한 이들이 경선에 참여하게 돼, 이런 이중적인 결과가 도출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넷째, 두 정당 중 한 정당이, 이른바 조직에 의해 경선을 치렀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추론이다. 이 추론이 맞다면, 한 정당은 호남지역 민심을 반영한 셈이고, 다른 정당의 경우는 민심을 빙자한 것이다.
네 가지 추론 중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아직 모른다. 실제 선거 때가 돼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이런 결과는 다음과 같은 정치적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먼저 비문 혹은 반문 연대의 탄생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유가 어찌됐든, 더불어민주당 내 문재인 후보의 호남 지지를 수치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문재인 대세론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고, 그 결과 반문 진영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반문 진영의 연대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두 번째, 다시 불기 시작했다던 안철수 후보의 이른바 ‘안풍’도 문재인 대세론에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상황이 초래될 경우 대선은 다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세론이 꺾였다면 반문 연대가 형성돼, 그 속에서 어떻게든 후보 단일화를 하려고 애를 쓸 텐데, 지금처럼 상황이 전개되면 연대 형성이 어려워 후보 단일화도 어렵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자 구도로 대선이 치러지면 문재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문재인 후보의 현재 지지율로 봐서는 양자 구도는 좀 위험하고, 다자 구도에서만 안정적으로 당선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광주·전남지역 대선 후보 경선은 대선 레이스에서 첫 번째 전환점이 된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제 남은 변수는 만일 안희정 지사가 당 내 대선 경선에서 낙마할 경우 지지표가 어디로 갈 것인가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가 대선에 미칠 영향 등이다.
정치는 생물이다. 그래서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는 것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