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면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의 2년간의 협상이 시작된다.
브렉시트의 시작인 리스본 조약 50조의 모든 것에 대해 최근 영국 가디언이 소개했다.
◇ 리스본 조약은= 리스본 조약은 EU의 ‘미니헌법’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 당초 EU는 정치통합 수준을 높이고자 헌법조약을 만들었으나 지난 2005년 프랑스와 네덜란드 국민투표에서 이 조약이 부결되면서 공통의 국기(國旗)와 국가(國歌) 등 상징적인 조항을 삭제한 리스본 조약을 제정했다. 리스본 조약은 지난 2009년 12월 EU 각국의 비준을 거쳐 발효됐다.
◇ 리스본 조약 50조는= 5개 조항, 약 264개 단어로 구성된 리스본 조약 50조는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EU를 탈퇴할 수 있도록 공식적인 탈퇴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탈퇴를 원하는 국가는 유럽이사회(다른 말로 EU 정상회의)에 이를 정식으로 통고해야 하며 협상을 완료하는 데 2년의 시간제한을 두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하면 협상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재가입을 원하는 국가는 리스본 조약 49조의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 이전에도 리스본 조약 50조가 발동된 적이 있는가= 영국이 처음이다. 그린란드가 지난 1985년 유럽 공동체에서 떠났으나 그린란드가 탈퇴했던 것은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였다.
◇ 2년 안에 협상이 타결될까=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르면 영국은 오는 2019년 3월 29일까지는 EU와 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존 커 전 EU 주재 영국대사는 “그럴 가능성은 50%가 되지 않으며 영국과 EU 모두 단계적인 탈퇴 과정을 받아들여 할 것이다. 이는 10년의 불확실성을 촉발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거스 오도넬 전 영국 내각장관은 “그린란드는 영국 남부 크로이던 시보다도 인구가 적고 오직 하나의 이슈인 어업만이 문제가 됐다”며 “그러나 그린란드도 EEC에서 탈퇴하기까지 2년이 아니라 3년의 시간이 걸렸다. 영국이 2년 안에 협상을 끝내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지적했다.
◇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1월 “영국에 불리한 협상 결과보다는 차라리 협상을 하지 않는 ‘노 딜(No deal)’이 낫다”며 위협했다. EU와 협상을 타결하지 않고 탈퇴할 수도 있다고 배수진을 친 것이다.
◇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을 취소할 수 있나= 리스본 조약 50조 제정에 참여했던 존 커는 “프로세스가 진행 중인 가운데 마음이 바뀔 수 있다”며 “취소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트러스 영국 법무장관은 “50조는 편도 티켓과 마찬가지로 취소할 수 없다”고 말했고 EU 측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펼치고 있다.
◇ 리스본 조약 50조는 어떻게 발동되는가= 영국 정부가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정식 서신을 보내면서 리스본 조약 50조가 발동된다. 메이 총리가 영국 하원에 이 서신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 뒤의 절차는= 영국에서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이 EU 법정이 영국 법에 미치는 권한을 종식시키는 새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투스크 의장은 48시간 안에 브렉시트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4월 29일 전까지 정식 가이드라인은 나오지 않을 예정이다.
◇ 언제 양측이 협상을 시작할까= 프랑스 대선 2차 투표가 치러지는 5월 7일 전까지는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러나 늦어도 6월에는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내다봤다.
◇ 실질적인 협상 기간은= 미셸 바르니에 EU 집행위원회(EC) 브렉시트 협상 대표는 “협상을 18개월 안에 끝내야 한다”며 “늦어도 2018년 10월에는 유럽 각국 의회가 비준 과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독일 총선이 올해 9월 24일에 치러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다음 달인 10월부터 1년간이 실질적인 협상 기간이 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