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씨 일가 지원에 대해 “불법적 지원은 아니지만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24일 말했다. 권 부회장이 직접적으로 삼성의 최 씨 일가 지원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권 부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대로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제48기 주주총회에서 “공익 목적의 기부가 본의아니게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다”며 “이번 지원은 이사회나 경영위원회의 의결사항이 아니었고, 감사위원회 보고사항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과정은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용처에 대해 (특검과) 해석상의 차이가 있는데 그건 기다려 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 씨 일가 지원과 관련해 “불법은 없었다”는 입장과 동일하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기부금이나 후원금 등의 집행에 대한 프로세스를 지난 2월 정비했다. 사전 심사를 위한 ‘심의회’를 신설해 1000만 원 이상의 출연금에 대해서 심의를 거치고, 10억 원 이상의 출연금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집행이 가능하다. 또한 분기별로 집행 실적과 현황은 감사위원회에 보고된다.
권 부회장은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걸 보니 (후원금이) 의지와 상관없이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경영은 물론 기부 활동에 대해서도 의사 결정 및 집행 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권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총수 부재 등 악재가 있는 상황에서도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진이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지속적으로 삼성전자를 성장시키고 계속 발전시키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술 격차 확대, 적극적인 투자 등을 통해 지속 성장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